‘광주색’ 담은 이미지 위한 도시디자인 방향 설정해야 광주매일신문·광주발전연구원·전남발전연구원 공동기획 광주·전남 국제도시 서두르자 제3부 광주에 문화를 입히자 <3>도시를 디자인하자 건물의 색 및 보도 조화 이룬 간판 도시 색깔 연출 도심 대표 ‘가로’ 시민의 삶을 담아 도시 품격 반영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2014년 11월 06일(목) 20:10

도시 디자인이 그 도시의 이미지를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주의 고유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주변 환경과 조화되도록 디자인 전략을 세워 광주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야 한다. /광주매일신문DB

프랑스 파리는 지금도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매력적인 도시다. 걷기에 쾌적한 거리들과 함께 곳곳의 공원과 문화예술 건축물들, 그리고 그 사이사이의 개성 있는 레스토랑과 노천카페 등 고풍 있는 도시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각종 광고가 무수히 펼쳐진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Times Square). 광고 규제가 거의 없는 이곳에서는 글로벌 대기업들의 광고가 서로 경쟁하면서도 화려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수많은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비엔나 시에는 동서남북을 가득 채운 수백 년 된 건물들로 꽉 채워져 있다. 그리고 케른트너 거리는 서울의 명동처럼 번화가로 쇼핑가를 형성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의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도시가 바로 비엔나이다.

이렇게 세계적인 국제도시들은 도시 디자인이 그 도시의 이미지를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길과 건축물 등 하드웨어를 고친다고 해서 그게 곧 매력 있는 도시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도시는 사람이 사는 곳이며 그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시공간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디자인과 만나고 영향을 받으며 살고 있다. 아름다운 도시경관은 도시민을 행복하게 할 뿐만 아니라 삶의 패턴까지 바꾼다.

광주가 국제도시를 표방한 만큼 지금부터라도 특색 있는 도시 이미지 형성을 위해 도시디자인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광주의 고유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주변 환경과 조화되도록 도시의 기조 색을 통해 유도해간다면 언젠가는 개성 있는 도시로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다.

도심 이미지를 가장 많이 변화시킬 수 있는 것 하나가 바로 간판이다. 크기만 큰 간판들은 단정하고 세련된 모양새로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획일적인 기준만 적용하면 곤란하다. 특히 무질서한 간판들을 정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과 업종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예컨대 옛날식 분위기를 자아내는 인근의 상가들에 도심 속 현대식 빌딩에서나 볼 수 있는 규격의 간판을 적용하면 또 다른 흉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간판의 색이 도시 전체의 색조를 좌우한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건물의 색 및 보도 색과 조화를 이뤄 간판이 도시의 색깔을 연출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어느 지자체도 따라올 수 없는 도시미관 프로그램을 자랑하고 있다. 이는 1970년대부터 시 전역에 ‘도시 디자인 플랜’을 적용해 아름다운 도시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다. 보스턴 시는 도시미관시책의 일환으로 옥외광고물을 일절 규제하고 있다. 관련 조례를 제정해 옥외광고물을 각 지역의 여건에 따라 규제방법과 내용을 달리하고 있다.

이와함께 도시에서 명품으로 느껴지는 가로가 한 곳이라도 있다면 멋있는 도시임에 틀림없다. 세계적인 국제도시들만 보더라도 각 도시를 대표하는 유명한 가로가 있기 마련이다. 파리의 샹젤리제, 뉴욕의 브로드웨이, 비엔나의 케른트너 거리 등등. 대체로 명품을 파는 상점이 즐비한 거리나 레스토랑 카페가 늘어선 거리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이 거리들은 어느 날 갑자기 형성된 것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도시계획에 의해 중요 건물과 함께 오랫동안 조성돼 온 것이다. 길이나 폭의 차이는 있지만 도로와 인도 등 기능과 역사성을 담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명품 가로가 된 것이다. 도심의 대표가로는 그 도시의 얼굴로서 도시민의 삶을 담는 그릇이고 도시의 품격을 나타내는 공간이 된다. 때문에 거리의 주인은 건물이나 자동차, 거리시설물이 아니라 사람이 되는 것이다.

도시 디자인은 도시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적 요소임에 틀림없다. 건축물과 가로시설물, 옥외광고물 등이 도시의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시는 이러한 구성요소들이 질서를 유지하면서 완벽한 화음을 이룰 때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 광주시도 디자인 전략을 세워 도시를 표현할 스토리를 찾아야 하며 거리마다 이야기가 흐르도록 문맥을 만들어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야 한다. 광주의 정체성과 지역특성에 부합되는 거시적이고 통합적인 목표를 정한 다음 치밀하게 중장기적으로 지속 추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한 번 뒤틀어진 도시 공간 구성과 망가진 도심 경관은 거의 복구가 불가능하다. 광주시도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건축물과 가로시설물, 옥외광고물 등을 세우더라도 환경, 도시 정체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아름다운 도시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많은 노력과 비용이 투자되어야 하며 도시디자인을 통합, 운용하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