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밸리’ 조성 내실 있게 준비해야

2014년 11월 09일(일) 19:27

광주시가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조성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이례적으로 자동차관련 전담 부서를 만들고 추진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그야말로 총력전이다.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조성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현재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연간 60만대가 생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광주시의 주장은 나름대로 명분이 있다.

이런 가운데 시는 지난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을 위원장으로 한 자동차산업밸리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지자체와 정계, 학계, 업계, 노동계 등 150여명으로 구성된 추진위는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건설에 필요한 기본적인 추진동력을 맡게 된다. 추진위가 본격 가동되면 지금보다 더 체계적인 준비와 추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먼저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조성의 키를 쥐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의지가 아직까지는 보이지 않는다. 광주시나 시민의 바람과는 달리 기업논리가 중요한 현대차 입장에서는 100만대 생산공장 설립이 썩 내키지 않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게다가 대통령의 공약이지만 정부의 의지도 지지부진하다. 일부 여당 정치인까지 나서 전남지역 자동차 공장 유치 발언을 하는 등 ‘따로국밥’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여기에 윤 시장은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연봉 3천만-4천만원 대의 자존감 있는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경제논리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자동차 산업은 특성상 100만대 생산설비가 갖춰지면 지역민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최상의 정책이다.

그러나 자동차공장 설립은 입지선택에서부터 규모에 이르기까지 기업논리는 물론 정무적인 판단도 배제할 수 없다. 지역민의 바람과 의지만으로는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따라서 일단 예정된 현대자동차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설립을 추진한 후 명분과 논리적인 접근이 갖춰져야 한다. 광주시가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감성적인 접근보다는 치밀하고 내실 있는 준비와 추진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