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도래 시작 전남 AI 확산 막아야

2014년 11월 13일(목) 19:15

초겨울 추위가 시작되는 11월 들어 전남·북 농가를 중심으로 연이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병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 7, 8일 전남 곡성과 전북 김제의 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H5N8형) AI가 발병한 데 이어 12일 전남 보성의 토종닭 농가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AI가 주로 겨울·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데다 겨울철새 이동 시기와 맞물려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는 드물게 여름과 가을철에도 AI가 발병하면서 우리나라가 동남아시아 국가들처럼 AI 토착국가로 전락할 위험에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월25일 전남 함평의 오리 농가에서 같은 유형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해당농가의 종오리 1만2000 마리, 육용오리 3만 마리 및 인근 500ｍ 내에서 기르던 토종닭 2000 마리에 대한 살처분이 이뤄졌다. 이후 한동안 주춤하자 당국이 추석을 앞두고 9월4일 축산 농가에 내려졌던 이동제한 조치를 풀었지만 20일 만에 또 다시 전남 영암 욕용오리 농장에서 H5N8형 AI가 발병했다.

AI는 철새 등 야생조류로 인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텃새화한 철새 때문이든 다른 요인에 의해서든 AI가 토착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당장은 차단 방역에 집중해야 하겠지만 차제에 방역체계를 근본적으로 손질하지 않으면 안된다. 무작정 철새 탓만 할 게 아니라 정확한 원인 조사를 토대로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가축 사육환경 개선, 철새 서식지 보호, 생물다양성관리계약제 확대 등 정책 변화도 필요하다.

전남지역에선 초기 발생지역으로부터 원천 차단해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을 막는데 정부와 힘을 합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가금류·우제류 사육농가들이 백신 접종을 의무적으로 할 수 있도록 계도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발생농가와 역학관계가 있는 농가에 대해선 이동제한 조처를 내리는 것은 물론이고 가금류 출하 시 이동승인 검사 절차를 강화하는 등 모든 농가들이 상황을 직시하며 이상 징후를 면밀하게 살필 수 있도록 홍보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계당국과 축산농가들이 긴밀하게 협조하고 소통하면서 더 이상의 확산을 막는데 주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