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의 미래 관광에서 찾다 이경수 |
| 2014년 11월 17일(월) 20: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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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활성화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노력이 지극정성이다. ‘굴뚝없는 산업’으로 불리는 관광산업은 그 부가가치가 무궁무진하기에 이미 오래 전부터 지역의 미래를 확 바꿀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농업 의존도가 높은 전남에서는 산업화 이후 지속되는 이농·이촌현상 탓에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한 지역을 살리는 방안의 하나로 관광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각 단체장마다 내 놓은 지역발전 청사진에 ‘관광’이 빠지지 않는다.
위기에 처한 전남의 현실은 각종 수치로 입증된다. 그 중에서 인구문제는 이를 명확하게 밝혀주는 지표의 하나다. 1991년 전남도의 인구는 234만7천802명(주민등록 인구)이었다. 1990년에 비해 15만9천136명이 감소했다. 이후 전남의 인구는 꾸준히 빠져나가면서 ‘탈 전남 현상’이 이어졌다. 2003년 전남의 인구는 201만7천명 선이었다. 2004년에는 200만명 선이 무너졌다. 그해 3만1천538명이 빠져나가 전남의 인구는 198만6천192명으로 줄었다.
전남 인구의 급감은 몰락해가는 농촌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후 매년 3만 명 내외의 인구가 줄어들었다. 전남지역 농촌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져가며 활기를 잃어갔다.
게다가, 전남지역의 고령화 속도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빠르다. 우리나라에서 노인인구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바로 전남이다. 호남지방통계청이 집계한 ‘2013년 고령화 통계’에 따르면 전남지역 65세 이상 고령자는 전체 인구 176만2천명 가운데 37만6천명(21.4%)이다. 이는 전국 고령자 비중(12.2%)보다 9.2%p 높은 수준이다. 전남에서는 5명 중 1명은 65세 이상 노인인 셈이다.
이를 농촌인구로만 한정한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60세 청춘’이 전남 농촌에서는 현실화한다. 농촌지역에서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이미 30%를 넘어섰다. 고흥군의 경우 33.8%로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의 노인이다. 이 곳은 전국에서 노인 인구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자는 최근 ‘전남의 미래 관광에서 찾다’라는 제목을 단 책 한 권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기자는 삶의 한 축으로 삼았던 여행과, 삶인 현장 취재 과정에서 만났던 인물·문화·역사를 주제로 글을 썼는데, 이번엔 ‘관광’으로 주제를 한정했다. 여기에는 뚜렷한 이유와 목적이 있다.
그것은 먼저, 직업과 연관이 있다. 지역에서 20년 넘게 신문기자로 활동하면서 맘을 무겁게 억누르는 짐 가운데 하나는 눈물과 한(恨)으로 점철된 우리 광주·전남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무엇일까 하는 것이었다. 젊은이들이 계속해서 빠져 나가 이제는 노인들만 남은 전남의 현실을 늘 마주하면서 사람들로 북적이는 우리지역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자 활동과 함께 관광을 주제로 공부하고, 이와 관련된 기획취재에 나섰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렴풋이 지역발전의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전남은 관광자원의 보고(寶庫)’라는 사실이었다. 느리게 사는 삶으로 상징되는 슬로시티와 전남의 숲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몸과 마음이 찌든 도시민들에게 휴식과 힐링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청정한 전남 서남해안의 갯벌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해양관광의 새로운 보물창고로 각광받고 있으며, 남도의 한옥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전남 곳곳에 자리잡은 문학관이나 청자가 보여주는 전남의 도자기는 지역문화·예술의 깊이를 말해준다. 담양의 대나무나 보성의 녹차는 전국 최고의 관광자원으로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단순하게 나열해도 관광의 재료는 무궁무진하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도 공감하고 있다. 그는 경제성이 없다해도 생명산업인 농업을 포기할 수 없으며, 이제 새로운 방향에서 농업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하는데 그게 바로 ‘관광’이라고 정의 내렸다. 또한 단순한 볼거리·즐길거리 위주의 관광에서 가족들과 함께 머물면서 체험하는, 진정한 휴식을 위한 관광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기에 관광에서 농촌의 비중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실제로 지난 7월 취임 후 2대 브랜드 시책 중 하나로 ‘가고 싶은 섬 만들기’를 선택했다. 앞으로 4년동안 펼칠 자신의 도정 핵심사업의 한 축으로 ‘관광’를 제시한 것이다.
전남에는 개발이 우선되는 산업화 과정에서도 훼손되지 않은 관광자원이 널려 있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 듯’ 이를 제대로 가꿔 나가는 것은 이제 자치단체와 우리에게 남겨진 몫이다.
전남의 미래 관광에서 꼭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