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넘나들며 개척한 국악의 길 ‘이제는 브랜드화다’ 창작실내국악단 ‘도드리’ 태동 17년 ‘퓨전국악’ 개척 결실 김치·비엔날레·정율성 등 남도 유산으로 국악총체극 제작 “지역 국악 대표 공연 만들어낼 것”…내달 4일 정기음악회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4년 11월 20일(목) 18:59

지난 1998년, 창작실내국악단이란 문패를 단 ‘도드리’가 태동했다. 지역에서 국악에 창작이란 개념을 넣고 서양악기를 섞어 연주하는 단체가 당시 처음 생겼던 것이다.

전통국악만이 우리네 음악이라 여겼던 이들은 도드리의 퓨전음악에 질타를 던지곤 했다. ‘왜 신성한 우리 음악에 서양악기를 집어넣느냐’는 비아냥에도 도드리 단원들은 ‘우리 음악이 더 대중화되고 세계화되기 위해선 장르를 넘나들 수 있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척박한 길을 개척했다.



어느덧 17년이 흘렀다. 이제는 유행처럼 퓨전음악, 창작국악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됐다. 너도나도 퓨전국악을 연주하고 듣는다.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지만, 그래서 도드리는 보람을 느낀다.

도드리를 창단하고 지금껏 이끌고 있는 김재섭 ㈔도드리 이사장은 “처음 도드리를 시작했을 땐 창작국악이란 개념조차 없었던 시절이라 많이 힘들었다”며 “하지만 어느새 국악의 창작화와 퓨전이 대세가 되고 있으니 그 길을 개척했다는 자부심으로 음악을 한다”고 말했다.

도드리는 단지 창작국악의 길만 연 것이 아니다. 지역의 국악이 안에서만 돌 때, 도드리는 미국과 멕시코 등의 국제적 축제들에 참가하면서 우리음악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려왔다. 또 농촌과 도시의 저소득층을 위한 문화나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펼친 공연만도 500여회가 넘는다.

이젠 10여명의 단원들이 똘똘 뭉쳐 지역을 대표할만한 국악브랜드공연을 만들기 위해 분주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름 하여 ‘빛고을 판타지’ 프로젝트다. 광주의 무등산, 비엔날레, 김치, 정율성 등 광주의 정신적 가치와 유산들을 소재로 한 총체극을 만들고 있는 것. 국악과 서양악기, 무용, 판소리 등이 총망라된 작품을 잇따라 제작하겠다는 포부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부터 광주의 가치를 담은 작품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고 있다”며 “작년에는 충장공 김덕령 장군의 정신을 기리는 공연으로 호응을 얻었고 올해는 김치와 비엔날레를 주제로 하는 무대를 만든 뒤 내년에는 광주 출신 중국 혁명음악의 대부 정율성 선생을 기리는 무대를 준비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올해 무대는 오는 12월 4일 오후 7시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만날 수 있다.

‘남도의 맛과 멋’을 주제로 한 제17회 정기연주회이자 ‘빛고을 판타지’ 프로젝트 두 번째 무대로, 광주의 대표 음식인 김치와 광주비엔날레를 주제로 한 창작국악 무대다. 철마다 다른 광주의 김치가 구성진 국악가락으로 흥겹게 풀어지고, 5명의 무용수가 나와 올해 20주년을 맞은 광주비엔날레를 춤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공연 문의 062-266-5889.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