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무법자 ‘음주자전거’

2014년 11월 20일(목) 19:58

에너지 위기와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문제가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 중의 하나가 바로 자전거이다. 자전거는 에너지와 환경문제 뿐만 아니라 건강을 생각해서도 나무랄데 없는 교통수단으로써 전국 주요 도시에서는 공공자전거를 운영하는 등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도 이제 자전거 인구 1천만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이렇게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 지다보니 그 만큼 자전거 교통사고도 증가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상반기 자전거 사고 사망자는 115명이었지만 올해는 125명으로 8.7%가 증가해 올해 상반기 3일에 2명씩 자전거 사고로 사망한 셈이다. 자전거 운행 중 자칫하면 사망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주운전이다. 현재 자전거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어 단속을 하지 않다보니 사람들은 술 마시고 자전거를 타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엄연히 차에 해당된다. 도로교통법 제2조에 보면 차에는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가 모두 포함되며, 같은 법 제50조에 의해 자전거의 운전자는 술에 취한 상태 또는 약물의 영향과 그밖의 사유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자전거를 운전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다만 현재 처벌조항이 마련돼 있지 않아 음주단속을 할 수 없을 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도로상에서 사고가 난 경우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되므로 자전거와 자동차의 사고는 차대차, 자전거와 보행자 사고는 차대보행자 사고로 취급돼 교통사고 발생 시 자동자 운전자와 동일하게 형사처벌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우선 자전거도 차라는 개념을 인식하고 술을 마시면 핸들을 잡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자전거가 단순 레저수단이 아닌 교통수단이라는 인식과 음주운전의 위험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으로 교통질서를 준수해야 할 것이다. /이영재·광주동부경찰서 학서파출소 2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