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형 아침 식사를 창조한다면 김광욱 광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

2014년 11월 20일(목) 19:59

서구유럽으로 출장을 가면 아침 식사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콘티넨탈(Continental, 대륙식)과 브리티시(British, 영국식)가 그것이다. 유럽 대륙에서는 아침에 크로아상, 토스트 등 간단한 빵에 커피나 차를 곁들이고, 영국식은 대륙식에 햄과 스크램블 등을 추가한다.

아침식사로 국가의 문화적 정체성과 음식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측면에서 언젠가 일행 중에 한 명이 제시했던 아이디어를 곱씹어 본다.

“남도의 맛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남도형 조식을 만들면 어떨까?”

괜찮았다. 한식을 세계화하는 정부의 정책 흐름을 탈 수도 있고, 식사 자체를 국제교류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지역을 알리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기에 공공성이 충분하며 정책적 대상이 된다.

물론 상당 기간의 연구 개발 과정과 예산이 소요될 것이다. 먼저 음식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인문학적 가치 등을 연구해 남도음식의 정체성을 규명해야 한다. 또 남도음식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정형적인 식재료와 음식이 무엇인지 선정하는 과정도 필요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식품영양학적 측면에서 남도형 아침식사의 열량과 영양소 간의 균형도 국제적 기준에 맞춰야 한다. 끝으로 식자재 유통 및 조리과정의 적정단가 조절을 통해 가격을 현실화하거나 아침 식사에도 남도의 역사와 남도인의 인식 등을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개발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말로만 해도 복잡다단한 과정이어서 과연 이렇게 까지 개발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음식을 포함한 하나의 문화상품은 반짝이는 순간의 재치나 대대로 내려오는 유산만으로 개발되지 않는다. 남도형 아침 식사는 창조물이며 미래의 유산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