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출입 차단 위해 거액 투자했어요” ●수능 끝 유흥가 순찰 동행해 보니 업소측, 미성년 식별 위한 감식기 ‘싸이패스’ 구비 신분증과 본인 동일인 여부 지문 통해 식별 감지 광주동부경찰서 금남지구대 구시청 일대 예방순찰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2014년 11월 20일(목) 20:02

광주 동구 구시청 한 주점 종업원이 싸이패스를 이용해 신분증 검사를 하고 있다.

2015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끝난 후 수많은 수험생들이 도심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찰은 일탈을 꿈꾸는 미성년자들의 유흥업소 출입을 막기 위해 도심 순찰을 강화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일부 유흥업소들은 청소년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고가의 ‘지문 감식기’까지 설치해 놓고 미성년자 식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취재기자가 수험생 탈선 예방 활동에 나선 광주 동부경찰서 금남지구대와 동행취재 했다.

“청소년이 업주를 속이고 유흥업소에 들어갔다가 경찰에게 적발되면 업주와 함께 중한 처벌을 받습니다. 이런 불상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우리 업소에서는 100만원을 과감히 투자해서 지문 감식기까지 설치하는 고육지책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19일 밤 10시 광주시 동구 구시청 한 주점.

‘신분증을 넣어주세요’, ‘인증됐습니다’. 이 업소를 찾은 손님들은 일종의 관문(?)을 통과해야 했다. 이 주점에는 ‘싸이패스(CYPASS)’라는 지문 감식기까지 비치해 놓고 미성년자 출입을 철저히 단속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싸이패스는 신분증과 본인이 동일한 인물인지 지문을 통해 감별하는 장치다.

이로 인해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신분증을 한 손에 들고 일명 ‘성인 인증’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 업소 영업부장 김모씨는 “최근 법이 강화돼 영업정지나 벌금을 물게 되면 큰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식별을 위해 2년전에 100여만원을 주고 기계를 비치했다”면서 “요즘 청소년들이 주운 주민등록증이나 가족의 신분증을 보여주며 출입하려고 하는데 이 기계는 그 신분증의 지문과 실제 지문을 대조해 판별하기 때문에 미성년자 출입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업소들까지 청소년들의 유흥업소 출입을 막고 있었지만 광주지역 최대규모의 유흥가인 이곳 일대에는 어린 학생들로 넘쳐났다. 특히 버젓이 교복을 입고 이곳을 활보하는 여고생들도 눈에 띄었다. 교복을 입었기 때문에 주점의 출입은 불가능 하지만 늦은 시간에 유흥가를 돌아다니는 모습은 일탈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자화상을 보여줬다.

또한 주위에는 술에 취해 구토를 하고 있거나 비틀거리는 사람들이 넘쳐나 이 여고생들이 위험해 보이기까지 했다.

이에 금남지구대 황윤연 팀장은 이 여고생들에게 아버지의 마음으로 안전히 귀가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황 팀장은 “최근에는 유해업소 출입뿐만 아니라 폭행 사건에 휘말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혈기 왕성한 나이에 눈을 마주쳤다거나 어깨를 부딪쳤다는 이유로 싸움을 벌인다. 이 때문에 폭력에 대한 캠페인도 최근에 많이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도 금남지구대는 의경 8-9명을 동원해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구시청 사거리에서 ‘폭력없는 안전하고 건전한 구시청을 만듭시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치고 캠페인 활동을 실시했다.

특히 김명선 금남지구대장이 직접 제안해 만든 만화로 된 캠페인 전단지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황 팀장은 “요즘에는 시민 의식이 확산돼 청소년 유해업소 출입은 많이 사라진 상태다”며 “앞으로도 더욱 홍보·계도해서 안전하고 편안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