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불·탈법 횡행…공명선거 시험대 될듯 ●전국 동시다발 농협 조합장 선거 의미와 전망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 |
| 2014년 11월 23일(일) 19:31 |
하지만 과거 흑역사인 부정 선거가 재연되지 않을까하는 우려 또한 내재하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동시에 대규모 조합원들이 참여하다 보니 선거활동 위축 등 각종 부작용들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3일 광주·전남농협 등에 따르면 과거 조합장 선거의 경우 돈 봉투나 향응 등 각종 불·탈법으로 사법처리 된 사례가 잇따르면서 부정선거에 대한 이미지가 강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조합장 선거 과정에서 금품제공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광주·전남지역 2곳을 비롯해 전국 23개 조합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자금지원 중단 및 회수 등의 제재를 받았다.
중앙회는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당선자 등 출마자 4명이 구속된 신안 임자농협에 대해 유통·조합특색사업 등 지원금 19억원을 회수했다. 또 조합장이 금품을 건넨 혐의로 구속된 해남 화원농협에 지원한 자금 38억원을 환수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농협조합장 선거를 위탁받은 광주시·전남도 선거관리위원회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벌써부터 일부 지역에서 과열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과거의 부정선거를 척결하고 반드시 공명선거를 정착시키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내년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는 이미 막이 오른 것과 마찬가지다. 지난 9월21일 선거 관할위원회에 위탁됨과 동시에 기부행위 등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내년 2월24일부터 25일까지 후보자등록 신청이 이뤄지면서 선거전은 본격적으로 불붙게 된다.
그러나 올해 각종 모임이 많아지는 연말이 다가오고 있고, 특히 선거일을 목전에 두고 민족 대명절인 설날(2월19일)이 있어 이를 악용한 교묘한 탈·불법 행위가 자행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탁선거법’)에 의거해 선거 운동방식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유권자인 조합원들이 후보자들의 자질이나 능력 등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위탁선거법은 선거공보 배부와 선거벽보 부착, 전화 컴퓨터 통신을 이용한 선거운동, 공개된 장소 지지 호소, 어깨띠와 윗옷 소품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 등 오직 후보자 자신만이 5가지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하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일반 정치 선거와는 다르게 토론회와 연설회 등 실질적으로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선거운동 방식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순천농협의 경우에는 지점별로 대규모 합병이 이뤄져 조합원 수가 1만여명이 넘어가면서 투표 안내문과 함께 동봉되는 선거 공보만으로 후보자를 검증해야 하는데 제대로 이뤄질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틈을 비집고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경쟁 후보를 음해하려는 비방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자칫 조합장 선거가 조기에 혼탁해지면서 후보자의 능력 검증 등 선거의 본질을 잃고 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선관위는 첫 동시선거인 만큼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등 공명선거 분위기 조성에 전력하는 한편, 불·탈법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예고하고 있다.
불법 선거활동에 대해 기부행위제한 규정을 위반해 금전·물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받은 자에게는 그 제공받은 금액 또는 음식물·물품 가액의 50배 이하에 상당하는 최고 3천만원 금액의 과태료를 부과키로 했다.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