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건 미용주사 남발 ‘예뻐질 수만 있다면…’ 검증되지 않은 미용주사 오남용 피해자 급증 아이유 주사 등 간 치료용이 미용주사로 둔갑 전문적 소견 없이도 진료 가능해 소비자 주의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

2014년 11월 24일(월) 20:37

#평소 까무잡잡한 피부가 콤플렉스인 대학생 정모(22)씨는 얼마 전 우연히 이비인후과에 갔다가 비욘세, 아이유 등 연예인이 미백 용도로 맞아 유명해졌다는 비타민 주사 광고를 보게 됐다. 순간 혹한 마음에 지난달 동네 병원에서 백옥주사를 맞았다. “주사를 더 많이 맞으면 그만큼 효과가 좋다”는 의사의 말에 정씨는 하얀 피부를 기대하며 계속 주사를 맞았다. 하지만 정씨는 “주사를 맞을 때 마다 속이 울렁거리고 답답한 느낌을 받았다”며 “맞고 난 후에도 계속 불편하고 어지럼증을 느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였지만 해당병원에서는 그저 누워서 쉬면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5년전 위밴드수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수 신해철이 사망하면서 미용을 위한 각종 수술의 위험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외모를 절대적으로 중시하는 사회분위기와 병원들의 매출경쟁이 맞물려 질환을 고치기 위한 치료가 단순미용 수술로 전락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피부를 하얗게 만들어 준다는 ‘비욘세 주사’와 ‘아이유 주사’로 유명한 비타민주사, 맞기만 해도 살이 빠진다는 ‘신데렐라 주사’ 등 미용과 피로회복에 좋다는 명목으로 다양한 기능성 주사들이 인기를 끌면서 오남용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미용주사는 성형외과나 피부과에 제안돼 있지 않고 동네 이비인후과, 재활의학과 등 어느병원을 가도 손쉽게 접할 수 있어 병원간의 과도한 홍보경쟁과 무분별한 오남용의 문제가 계속 언급되고 있다. 또 대부분의 미용주사가 식약처의 정식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이라는 의문도 제기 됐다. 피부개선이 아니라 전혀 관련 없는 질병의 치료를 목적으로 허가를 받았으나 병원의 고객 확보와 매출을 위해 미용주사로 둔갑해 이름까지 바꿔 홍보되고 있는 것.

비타민주사는 항산화 성분으로 활성산소를 억제 또는 제거하는 글루타티온 성분과 비타민 무기질 등을 배합한 것으로 글루타티온은 파킨슨병 환자의 강직 증상을 완화하는 성분이 들어있다. 또한 멜라닌세포를 억제해 피부를 하얗게 만들기 때문에 성분 자체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특히 백반증과 저색소증을 유발하고 신장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은 이미 학계에도 보고된 바 있다.

필리핀에서는 이 약물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간 기능 개선제로 이를 허용하고 있다. 간 기능 개선 치료를 받고 피부가 희게 변하는 부작용이 오히려 미용시술로 유명해졌다.

신데렐라 주사는 리포아란 주사로 성분이 알파 리포산이다. 이 물질이 몸속에 들어가면 체지방을 분해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하게 연구된 결과는 별로 없다. 하지만 미용에 좋고 손쉽게 살이 빠지기 때문에 주사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주사들을 습관적으로 맞다보면 큰병을 놓칠 수도 있다.

진월동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김모(29)씨는 “비욘세 주사는 글루타티온과 비타민C를 섞은 걸로 원래 입으로 투여받기 힘든 환자들을 정맥으로 공급해주는 환자들의 영양공급이다.”며 “병원에서 노란색을 띄고 있는 수액을 단 사람들이 대부분 저런 비타민 섞였다고 보면 되는데 그럼 그 환자들은 다 퇴원하면 백옥피부가 되겠냐, 그리고 글루타티온을 무슨 특수물질처럼 광고를 하는데 그냥 아미노산으로 병원에서 폭리를 취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서구보건소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제도상 전문의가 아니라도 모든 진료를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진료를 받고 더러 부작용을 호소하더라도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워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