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예술인 지원 ‘휴식년’ 도입될 듯 광주문화재단, 설문조사·공청회 거쳐 시행 여부 결정 77% 일몰제 찬성…내년부터 전 분야 적용 의견 높아 지원 편중 방지 vs 창작 전문화 박탈 찬반 팽팽 여전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4년 11월 25일(화) 19:15

광주문화재단이 지원사업의 ‘일몰제’ 시행을 검토하기 위해 25일 오후 광주 빛고을아트스페이스에서 공청회를 열었다. /김애리기자 kki@kjdaily.com

광주문화재단의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에 ‘일몰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시행 검토에 앞서 광주문화재단이 설문조사와 공청회 등을 진행한 결과, 일몰제 도입에 대한 찬성의견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팽팽히 개진되고 있어 향후 시행 과정에 지역 문화계의 관심에 쏠리고 있다.

◇지역문화예술지원 편중화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광주시, 광주문화재단이 예술가 개인이나 단체에 예산을 지원,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광주시는 현재 4년째 시행 중이다.

현재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은 지원 성격에 따라 ‘소액다건형’, ‘집중지원형’ 두 가지로 나뉜다. 소액다건형 지원사업은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2천만원의 소액을 가능한 한 다수에게 지원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집중지원형은 2천만원 이상의 지원금을 소수의 예술단체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을 말한다.

올해 예산지원을 받은 광주지역 개인 및 단체는 167건으로 440건의 신청 가운데 약 38%를 차지했다.

이 중 소액다건형은 338건 신청 중 136건이, 집중지원형의 경우 102건 신청에 31건이 각각 지원대상으로 선정됐다.

이 가운데 소액다건형은 2년 연속 지원을 받은 경우가 5건, 3년 연속 13건, 4년 연속 18건이고, 집중지원형의 경우 2년 연속 지원을 받은 단체가 6개, 3년 연속 7개, 4년 연속 7개로 나타나 다소 편중됐음이 드러났다.

이처럼 특정 개인 및 단체에게 지원금이 몰린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일몰제와 같은 휴식년 도입의 필요성도 함께 대두돼왔다. 일몰제는 지원을 많이 받은 단체·개인에 대해 일정기간 지원을 중단하는 것이 주요골자다.

최근 광주문화재단이 일몰제 시행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나서면서 문화예술인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갈려 논란이 심화돼왔다.

이에 광주문화재단은 지난 10일부터 23일까지 14일 동안 일몰제 도입 관련 설문조사를 벌였고, 25일 공청회를 열었다. 여론을 수렴해 제도 도입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일몰제’ 시행 찬성 지배적

설문조사 결과 뚜껑을 열어보니, 전방위적인 일몰제 도입 찬성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먼저 ‘일몰제 도입 찬성’ 의견이 응답자 가운데 77%를 육박했다.

더불어 일몰제 적용방식의 경우, ‘소액다건형·집중지원형 모두 공통으로 시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55%에 달해 가장 많았다. 이어 ‘집중지원형 지원사업만 시행’하는 데에는 25%, ‘소액다건형 지원사업만 시행’에는 20%로 각각 조사됐다. 또 일몰제를 도입했을 때 휴식년 시행 기간에 대해서는 예술인 개인의 경우 ‘2년 지원하고 1년 휴식하는 것’에 대한 의견이 가장 높아 38%를 나타냈다. 이어 ‘격년제’는 30%, ‘3년 지원 1년 휴식’은 27%를 각각 차지했다.

예술단체의 경우 역시 가장 많은 의견은 ‘2년 지원하고 1년 휴식하는 것’(39%)으로 조사됐고 이어 ‘3년 지원 1년 휴식’(29%), ‘격년제’(25%) 순으로 집계됐다.

그런가하면, 일몰제 도입 시기에 대해서는 ‘2015년부터 당장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59%로 가장 높았다. 또 34%가량이 ‘1년 유예기간을 두고 2016년부터 시행해야 한다’고, 7%가량이 ‘2년 유예를 두고 2017년부터 시행해야 한다’고 각각 응답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문화예술 관련 종사자 1천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이 가운데 236명이 응답했다.


◇반대의견도 여전히 팽팽

하지만 일몰제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도 만만찮다. 실제로 공청회에서 한 예술관계자는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독점하는 체제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전문적이고 수준 높은 창작활동을 위해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일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체를 수정하는 것은 오히려 지역문화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단 관계자는 “찬성과 반대 입장을 모두 들어보고 의견조사를 모두 수렴해 종합한 뒤 일몰제 시행 여부와 시기, 방식 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