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돌풍 의미 있다 박종철 박사의 별이야기 (26) 우주시대 ‘벌레구멍’ 이야기 kjdaily.com

2014년 11월 25일(화) 19:16

미국 뉴멕시코주 VLA 전파망원경.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인터스텔라’는 무엇을 기반으로 스토리텔링을 했을까? 무한한 우주 공간에 대한 동경심은 예술분야 뿐 아니라 영화에도 표출된다. ‘인류에게 마지막 내놓을 카드는 우주뿐이다’라는 말도 있다.

대부분의 SF의 줄거리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재난이 닥치고 가족과 연인이 갈등을 겪는 구조로 전개된다.

1998년 7월 개봉한 ‘아마겟돈’은 텍사스 크기의 소행성이 빠른 속도로 지구로 돌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미국 항공우주국은 대책을 세운다. 지구에 충돌까지 남은 시간은 18일뿐이라 지구를 구할 유일한 방법으로 지구 최고의 유정 굴착 기술자들을 파견해 돌진하는 소행성에 구멍을 뚫어 핵폭탄을 장착하여 궤도를 바꾼다는 이야기이다.

이보다 1년 빠른 1997년 9월 개봉한 SF의 명작 ‘콘텍트’는 조디 포스터가 열연하여서 ‘아빠들이 딸과 함께 가장 보고 싶어하는 영화’로 알려 졌으나, 흥행 성적은 별로였다. 주인공 ‘앨리’는 성인이 되어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찾아내는 것을 궁극적 삶의 목표로 하는 천문학 박사가 되어 우주에서 오는 신호를 토대로 외계인과의 접촉에 성공하게 된다. 지구인보다 고단수인 첨단과학을 만나고 지구로 돌아오나 그것을 증명할 길이 없어 애태우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어린 시절 아빠와 함께 했던 아마추어 햄(Ham)통신과 천체관측의 추억이 기계 문명 속에서 살고 있는 인간의 애절함을 잘 그려내고 있다. 베가성(Vega, 직녀성)을 소재로 삼았고,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직경 26m인 전파망원경을 Y자 형태로 27개나 나열한 VLA과 산의 꼭대기를 3개 연결해 직경이 무려 305m나 되는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을 토대로 전개되어 필자는 정말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하며 지금도 대학 4학년의 ‘관측천문학’시간에 이 영화를 함께 보고 토론한다.

2013년 10월 개봉한 ‘그래비티’는 허블망원경 수리를 소재로 한 영화이다. 우주공간에 떠있는 우주쓰레기를 인식케 했다는 점에서 환경천문학에 관심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었다.

2014년 11월에 개봉한 ‘인터스텔라’에서 과학기술의 기반은 웜홀(wormhole)이다. 웜홀은 점점 실존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고 블랙홀의 기조력 때문에 웜홀은 있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있다.

블랙홀에서 빠져나오는 상정은 흥미를 돋우지만 과학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사과의 표면에 붙어 있는 벌레가 정반대편으로 가기위해 중심을 관통하는 직선 구멍을 통해서 가면 가장 빠르게 다른 세계로 이동 할 수 있다는 웜홀은 시간과 공간의 벽에 난 구멍으로 블랙홀과 화이트홀 사이에 있는 통로이다. 블랙홀이 회전하면 그 속도로 인해 회오리가 생기는데, 이것이 웜홀로 변형된다는 것으로 ‘시공간 통로’라고도 불린다.

블랙홀 내부에 가까워지면서 매우 큰 중력장에 의하여,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경계를 사건 지평선이라고 하는데, 사건 지평선(event horizon)은 그 내부에서 일어난 사건이 그 외부에 영향을 줄 수 없는 경계면이다. 블랙홀 주위에 외부에서는 물질이나 빛이 자유롭게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내부에서는 블랙홀의 중력에 대한 탈출속도가 빛의 속도보다 커지므로 원래 있던 곳으로 다시 되돌아 갈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곧 우주의 한 부분이다. 우주에서 태어난 우리가 돌아 갈 우주의 고향은 어디일까? /이학박사·담양 국제환경천문대장·조선대 지구과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