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광고물 단속 ‘눈 가리고 아웅’ 일선구청 대부분 계고·계도 그쳐 간판공해 개선 요원 “다른 가게 다 하는데 어쩔 수 없어” 시민의식도 문제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

2014년 11월 25일(화) 20:29

최근 풍선광고물이 거리의 간판공해로 대두된 가운데, 광주지역 지자체의 불법광고물 단속이 ‘눈가리고 아웅’식에 그쳐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25일 광주시와 일선 구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불법광고물 단속실적 결과 동구 8만6천865건, 서구 10만1천339건, 남구 12만1천815건, 북구 17만5천305건, 광산구 11만3천205건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단속된 불법광고물 가운데 과태료가 부과된 건수는 동구 13건, 서구 27건, 남구 16건, 북구 27건, 광산구 20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각 자치구들이 단속 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단속 집계에 계고·계도 및 수거 등을 포함시킨 데서 비롯됐다.

실제로 지난 6일 서구청이 금호지구 일원에서 실시한 2차 풍선광고물 단속만 보더라도 여실히 드러난다.

서구는 지난달 1차 정비 당시 자진철거 안내문이 배부된 97건에 대해 자진철거 미이행시 수거 등 불시 행정 집행을 실시키로 했으나 이날 수거된 풍선광고물은 단 1건도 없었다. 이는 구청의 단속 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북구청의 단속에서도 야기됐다. 얼마전 전남대 후문지역 단속 당시 각 업소 점원들은 매장 앞에 비치된 풍선광고물의 공기를 빼 일제히 단속을 피했다. 업주들이 단속을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자체 철거에 나선 것이다.

전남대 후문의 한 화장품가게 점원은 “행정기관에서 불법광고물 단속을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할 때가 있다”며 “단속 나올 때만 잠깐 (불법광고물을)치웠다가 단속차량이 지나고 나면 다시 배치해 놓는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업소 주인은 “현수막이나 풍선광고물이 불법이란 것은 다 알지만 다른 집도 다 하는데 우리 집만 안 들여 놓을 수가 없다”며 “손님 유치를 위해서 단속할 때만 잠시 치워놨다가 끝나면 다시 세워놓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구청 관계자는 “계고와 계도 중심으로 단속을 집중했다”며 “예산 등 이유로 단속인력이 부족하고 아무래도 단속이 심하게 이뤄지면 시민들로부터 민원이 발생하기도 해 함부로 단속하기가 힘들다”고 해명했다.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