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집 감금에 쇠사슬 강박·폭행 까지 ‘인면수심’ 장애인 폭행·감금 신안지역 장애인시설 적발 인권위, 해당 시설장 검찰고발·시설 폐쇄 권고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4년 11월 26일(수) 20:45

장애인 시설 인권침해 현장 국가인권위원회 제공]]>

전남지역 한 장애인시설에서 거주하는 장애인들을 개집에 감금하고, 쇠사슬로 강박 및 폭행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장애인시설 거주 장애인들을 폭행, 감금, 강박 행위를 하고 시설 운영과정에서 보조금 유용 혐의로 25일 해당 시설장인 K(62)씨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설립 목적에 부합하지 않고 지속적인 인권침해를 해 온 이 복지원에 대해 시설 폐쇄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시설 회계와 운영 등에 관한 위법 행위를 전면 재조사하고 시설관계자 행정 조치, 관련 공무원 징계 조치 등을 요구했다. 장애인을 폭행, 감금한 사건의 전모가 밝혀진 것은 지난 7월15일 이 시설에서 거주하던 미성년 지적 장애인 2명이 폭행 및 가혹행위를 국가위원회에 진정하면서부터다.

국가인권위는 이번 사건을 조사하던 가운데 해당 시설뿐만 아니라 관련 시설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고, 중대한 사안으로 판단해 직권조사를 결정했다.

인권위가 조사한 결과 체벌 폭행, 개집 감금, 쇠사슬 강박 등 반인권적인 행위가 속속 드러났다.

시설장 K씨는 한 지적장애인을 발바닥을 300회 차례 때렸고, 또 다른 장애인에게는 쇠줄로 발을 묶어서 고리에 걸어 발바닥을 때리기도 했다. 또 복지원 안에 있는 개집에 장애인들을 수차례 들여보내 개와 함께 감금하기도 했다.

더불어 쇠사슬로 강박된 장애인의 모습이 담긴 증거도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K씨는 장애인들이 바깥에 나간다는 이유로 2m 가량의 쇠사슬로 피해자들의 발을 방바닥의 쇠고리에 묶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쇠사슬에 묶인 상태로 밥을 먹거나 잠을 자기도 했다. K씨는 복지원내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위원회 조사과정에서 피해자 및 참고인들의 진술을 방해하고, 쇠고리를 제거하는 등 적극적으로 증거인멸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인들은 또 K씨와 법인이 소유한 마늘, 콩, 양파 밭에 동원돼 일을 했다. 이는 ‘직업재활 프로그램’ 없이 임의로 동원된 것으로, 장애인들은 적절한 대가도 받지 못했다.

더불어 여성 장애인에게 자신의 사촌동생과 함께 방을 쓰도록 하면서 용변처리, 옷 갈아입히기 등 수발을 들도록 한 사실도 밝혀졌다.

또 시설 회계처리 최종 결재권자인 K씨는 입소자들의 통장과 도장을 자신이 관리하면서 당사자에게 개별적으로 고지하지 않은 채 지난 5년간 개인적 용도로 돈을 인출한 것으로 조사결과 확인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관리감독 기관인 해당 군청은 2011년부터 인권침해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으면서도 적극적인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담당 공무원은 거주 장애인의 친척이 민원을 제기했는데도 사실관계를 조사하지도 않고 시설장의 고충을 대변하며 민원을 취하하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이에 인권위는 이 지역 군수에게 담당 공무원을 징계하고 장애인인권업무 시스템을 점검할 것을 권고했다./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