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잃은 동구’ 현안사업 차질 불가피 검찰 공소제기 전까지 ‘옥중결재’…구정 공백 위축 우려 동구청 직원·동구민 “충격 그 자체 향후 수사 결과 촉각”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2014년 11월 26일(수) 20:45

노희용 광주 동구청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면서 잠잠했던 동구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 2년전 유태명 전 동구청장에 이어 수장이 연속으로 감옥에 가는 비극을 눈앞에서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동구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는 기치를 내걸고 구도심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각종 사업의 최종 결정권한이 있는 현직 구청장이 구속되면서 당장 40여개 달하는 현안사업 추진에 발목이 잡혔다.

동구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개관을 앞두고 주변 문화공방, 예술촌, 게스트하우스 조성, 중국문화원 유치, 세계수영권대회 선수촌 유치, 구도심활성화, 충장주민센터 신축 등 굵직한 대형 사업을 추진중이다.

또 민선6기 5대 핵심과제로 ‘문화로 먹고사는 동구’ ‘젊은이가 돌아오는 동구’ ‘일자리가 넘치는 동구’ 등을 선정하고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수장이 구속되면서 이들 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구정 현안이 실무적인 내용이기보다는 구청장이 직접 나서 방향을 설정하고 의지를 보여야 추진이 가능한 장기 프로젝트인점을 감안하면 현직 구청장이 ‘당선무효형’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것 자체가 타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충장주민센터 신축 현안도 20억여원 예산 부족분 중 박주선 의원이 지난 12일 행안부에 건의해 교부금 6억원을 확보했으나 이를 제외한 나머지 확보방안은 미지수다. 특히 중국문화원과 수영선수권대회 선수촌 유치의 경우 타 자치구는 구청장들이 직접 사업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게 일반적인 중론이다.

물론 임영율 부구청장 권한대행이 노 구청장의 임무를 대신 수행하겠지만 차후 옥중결제가 불가피하는 점도 각종 사업추진에 큰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다 2번 연속 현직 구청장의 구속을 지켜봐야하는 구청 직원들의 침울한 분위기는 암담한 현실을 엿보기에 충분했다.

공무원 김모씨는 “유태명 전 청장 이후 노 청장이 동구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믿었고, 그동안 각종 사업 추진 상황을 지켜보면서 광주 도심 1번지의 명예를 회복할 것으로 확신했다”면서 “설마 했던 청장의 구속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문화중심 행복 동구 건설에 발목이 잡힐까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또다른 직원은 “수장을 잃은 슬픔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느냐. 정말 이번에는 무혐의로 나올지 알았는데, 법원의 결과가 충격 그 자체이다”며 “출근해서도 일이 잡히지 않고 이젠 누굴 믿고 일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에 대해 동구 공무원뿐만 아니라 동구민들도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동구 수기동에 사는 박모씨는 “30년 넘게 동구에 살았던 이 지역 토박이인 데, 불미스런 일을 두 번이나 겪게 돼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며 “구민들끼리 ‘동구가 터가 안 좋나’ 등 자조섞인 대화도 오가면서 향후 수사 결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애석해했다.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