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포뮬러원(F1) 입장 명확히 하라

2014년 12월 04일(목) 20:05

2013년까지 4년간 전남 영암에서 열린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가 올해는 열리지 않았다. 국제자동차연맹(FIA) 산하 세계모터스포츠평의회(WMSC)가 2014년 F1 대회 일정을 짜면서 한국은 제외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올해 영암 F1 대회가 무산된 직접적인 원인은 전남도가 국제자동차연맹을 상대로 벌인 협상이 결렬된 때문이다. 전남도는 한 해 개최권료를 당초 협약한 4370만달러(463억원)에서 2000만달러(212억원)로 내려줄 것을 요구했으나 국제자동차연맹이 다른 지역 대회와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F1 대회는 처음부터 들어가는 돈은 많고 기대 효과는 적어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F1이 올림픽과 월드컵에 버금가는 스포츠 행사라고 해도 그건 해외에서의 얘기일 뿐 국내 관객들에겐 생소한 경기였다. F1 대회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목표는 초장부터 무모해보였지만 전남도는 대회를 밀어붙였다. 그러자 국회에서 F1대회지원특별법을 제정해 국가예산지원 근거를 만들어줬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타당성 조사를 통해 2016년까지 1112억원의 흑자가 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으로 뒷받침했다. 그렇게 해서 영암 F1 대회에는 지난 4년간 국비 1000억원을 포함해 1조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됐으나, 돌아온 것은 1900억원의 적자밖에 없다.

그런데 2015년 대회 무산이 예상됐던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GP·한국 대회)가 시즌 일정에 포함되면서 다시 전남도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개최 중단에 방점을 찍고 국제소송을 피하기 위해 대회 주관사인 FOM(Formula One Management)과 협상을 벌여왔던 전남 F1조직위원회는 이제 어떤 방식으로든 명확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한국 대회를 내년 대회에서 제외시켜 왔던 FIA가 갑자기 일정을 변경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개최 중단을 염두한 F1조직위와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압박용 카드로 2015년 시즌에 포함시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2016년까지 개최하는 것으로 계약이 이뤄졌지만 전남도는 어떻게 결정하는 것이 지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