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단체가 영광원전 중단을 촉구하는데

2014년 12월 08일(월) 20:24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8일 ‘부실자재를 사용한 한빛원전 3, 4호기 가동 중단’을 촉구했다. 그린피스는 영광군 한빛원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빛원전은 세계 187개 원전 부지 중 4번째로 규모가 큰 곳(설치용량 기준)이다’며 ‘3, 4호기의 경우 부실자재 인코넬 600을 원전 핵심설비인 증기발생기와 원자로헤드에 모두 사용하고 있으며 각각 1만6428개 전열관 중 2000여개에 문제가 생긴데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자로 헤드 균열까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 부품은 지진이나 테러 등 외부적 요인 없이도 정상가동 중에 체르노빌, 후쿠시마처럼 대규모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 해당 부품을 똑같이 공급한 웨스팅하우스, 컴버스천엔지니어링 등은 미국에서 원전 발전사업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 막대한 교체비용을 지불한 바 있다.

그동안 영광 한빛원전에 부실 부품이 쓰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땜질을 늘리는 식의 미봉책으로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왔다. 한빛3호기의 가동이 갑자기 중단되는 등 인코넬 600의 경고가 이미 시작되었는데도, 최소 12만6000여명의 한빛원전 인근 주민들(원전 30㎞ 이내)은 교체가 계획된 2018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그 엄청난 공포를 경험했듯이 원자력 발전은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심지어 한빛원전측은 최근에 방사능을 격납건물 내부로 전환하는 시설이 있는데도 방사능 외부 누출 사실을 파악한 지 11시간 후에야 이 시설을 가동한 적도 있다. 누출된 방사능이 인체에 유해한 정도가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원전 측은 방사능 누출을 파악했지만 언론과 주민에게는 이를 뒤늦게 공개해 은폐 의혹을 샀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우려할정도로 영광 한빛원전의 위험성이 크다는 사실은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문제가 생기면 광주·전남 지역민이 가장 큰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양파껍질처럼 계속 부실이 드러나고 있는 한빛원전 측은 사고 대응의 전 과정을 엄정하게 점검해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원전사고의 원인은 직원들의 나태와 부주의, 장비 노후, 기술 미숙 등 복합적이기 때문에 총체적인 대안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