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인사청문회 하려면 제대로 해야

2014년 12월 08일(월) 20:24

광주시의 산하기관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면서 인사청문회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청문회 대상 범위가 쟁점이 되고 있는 모양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이 민선 6기 산하기관장 임명에서 측근, 정실, 보은인사가 난무하다는 비판속에 인사청문회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절차가 진행중인데 우선 도시공사와 도시철도공사, 김대중센터, 환경공단 등 4개 공사·공단에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광주시의회는 일부 규모가 큰 출연기관에 대해서도 청문회를 도입하자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모든 대상은 아니지만, 일정 정도 재정과 사업규모를 가진 출연기관에 대해 공사·공단과 같이 청문회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경기, 대전, 제주도가 출연기관에 대해서 청문회를 도입하고 있다.

그동안 광주시 인사는 시민사회나 의회가 부적격 인사라고 주장해도 시장이 이를 무시하면 그 뿐이었다. 상처뿐인 결과만 남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이왕 인사청문회를 도입해 공정한 인사를 도모하려면 흉내만 낼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해야 한다. 누구나 처음부터 다 잘 하는 것은 없다고 하지만 광주시의 중요한 사업을 맡기는데 능력 있는 인물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자리에 사람을 제대로 쓰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사(人事)야말로 모든 것을 좌우하는 중대사다. 아무리 인사권자가 주변의 추천을 받거나 자기 측근을 임명하는 것이 고유권한이라고 해도 그로 인해 파생되는 결과가 나쁠 경우, 두고두고 비난을 받는다. 더군다나 부자격자가 운영한 산하 기관의 부실은 세금 낭비 뿐 아니라 지역사회 발전에 저해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신중해야 한다.

광주시가 도입하려는 인사청문회가 명분 쌓기의 구실에 그치지 않도록 광주시와 의회, 시민사회단체, 전문가 등이 앞으로 더 많이 토론하고 의견을 수렴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기 싸움이 아닌 실행력을 담보한 청문회 도입이 추진돼 출연기관장 등의 보은성 임명 관행을 이번 기회에 차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성급하게 추진해 무산되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합리적인 협의와 논의를 거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