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도시의 부끄러운 교통문화

2014년 12월 10일(수) 20:20

지난해 광주지역 교통문화지수가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10위를 차지했다. 교통문화지수는 운전행태와 교통안전, 교통환경 등 3개 부문의 11개 항목을 조사 분석해 100점 만점으로 계량화한 수치로 해당 도시의 교통문화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런데 광주는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율 최하위권,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발생건수 최다 수준 등 각 지표마다 밑바닥을 독차지했다. 광주지역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율은 58.85%로 가장 잘 지키는 세종시(89.64%)에 비해 30% 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행자 횡단 사고는 발생건수에 비해 사망자수가 많은 것으로 드러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111명인 가운데 보행자 횡단 사망자수는 31.6%(34명)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도로위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음주운전, 무면허, 뺑소니 교통사고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국립문화전당이 개관하면 광주는 문화도시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갖추게 된다.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시민들의 기초질서 준수의식이 향상되지 않는한 교통문화 낙후지역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없다.

기초질서는 말 그대로 사람이 기초적으로 지켜야 할 질서이다. 길을 건널 때는 횡단보도나 육교를 이용하기, 껌이나 침 뱉지 않기, 불장난하지 않기, 새치기 하지 않기,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지 않기 등등이다. 법적으로 보자면 경범죄처벌법에 나열된 죄를 짓지 않는 것이 기초질서를 지키는 길이다.

기초질서는 문화시민의 척도이며 그 지역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는 요소라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정착되지 않고 있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화수도를 언급하면서도 차량 신호 위반, 담배꽁초 버리기, 무단횡단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

질서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 지키고 안 지키는 것이 아니고 남을 위한 배려도 아니며 우리 모두의 안녕과 쾌적한 생활환경조성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규범이다. 이제부터라도 시민 모두 기초질서 지키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시민들이 기초질서를 얼마나 잘 지키느냐에 따라 자신이 겪어야 하는 불편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초질서, 진정한 문화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