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위험’ 평화맨션 주민의 겨울대책은

2014년 12월 10일(수) 20:20

아파트 기둥 균열로 재난위험시설 판정을 받고 석 달째 대피 중인 광주 북구 중흥동 평화맨션 입주민들이 지난달 국정감사가 열리는 광주시청을 항의 방문했었다. 중흥동 평화맨션 비상대책위원회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광주시청을 항의 방문, 건물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에 떨고 있는데 대책은 감감무소식이라며 자력으로 해결이 어려운 서민을 위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광주시와 북구는 지난달 초 안전행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했으나 정부는 선포 불가를 통보했다. 주민들과 광주시는 변호인단의 자문을 받아 재심 요청을 추진 중이다.

사고 직후 인근 초등학교 체육관에 대피했던 평화맨션 B동 주민들은 시와 북구에서 알선해준 임대 주택 등에 월세를 내고 임시 거주하거나 친척집 등에서 3개월째 피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주민들은 살림살이도 제대로 챙겨오지 못한 상태에서 임시 거처의 생활비는 물론 기존 아파트 관리비와 안전진단 검사비용 등까지 다달이 8만∼9만원씩 부담하면서 다가오는 겨울을 어떻게 나야 할지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현재 평화맨션 B동 입주민 60세대에는 지난 7월 주민 대피 명령이 선포됐으며 A동 112세대 역시 재난위험시설 판정을 받아 대피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행 규제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기존 10층 높이 건물 두 동에 전용면적 74.1∼83.97㎡ 172세대가 거주하던 아파트는 최고 12층 높이 건물 두 동에 66㎡ 60세대와 79.2㎡ 180세대 등 총 240세대가 거주 가능한 아파트로 재건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분양가는 1억8천만원 이상, 주민 자부담은 1억4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고 전 1억∼1억1천만원을 부담하고 집을 사 내부 수리를 하고 살던 주민들이 추가로 1억4천만원 이상을 내고 재건축 아파트를 분양받아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현재 조건으로는 사업성이 떨어져 선뜻 나설 건설사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광주시는 본격적인 추위가 오기 전에 평화맨션 주민의 애로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