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회 폐지 추진 중단하라” 동구의회 결의문·전국시군구의장협 성명 발표 지방자치 후퇴·풀뿌리민주주의 고사 강력 반발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4년 12월 14일(일) 20:19

광주시 동구의회가 지난 12일 제229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자치구의회 폐지로 지방자치 후퇴와 풀뿌리민주주의를 고사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표했다./동구의회 제공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기초의회 폐지 등 지방자치발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국 시군 구의회 종사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대의 민주주의 표본인 자치구의회 폐지를 지방자치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광주시 동구의회는 14일 자치구의회 폐지에 논의에 대해 반박하는 결의문을 통해 “자치구의회 폐지로 지방자치를 후퇴시키고 풀뿌리민주주의를 고사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박대현 의원 등 7명의 동구의원이 발의한 이번 결의문은 지난 8일 대통령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에서 6대 광역시의 자치구의회 폐지 등을 포함한 지방자치발전종합계획(안)을 발표한 데에 따른 것이다.

동구의회는 “오랜 독재정치에 눌려 있다가 민주화 항쟁의 결과로 부활한 민주정치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기초지방자치를 없앤다는 것은 지방자치제도의 도입취지를 훼손하는 일이며 지방의 현실에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또 “이번 지방자치발전위의 발표는 대도시 주민의 참정권을 축소하는 행위다”면서 “자치구 및 자치구의회를 폐지해 관치주의로 회귀하겠다는 발상 자체를 즉시 철회하고 진정한 지방분권을 통한 지방차치 실현에 중앙정치권이 적극 앞장서 달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기초의회 폐지 추진 움직임에 광주지역 각 기초의회 의원들도 발끈하며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시군구의장협의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영순 광산구의회 의장은 “지방자치는 국내 민주주의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데, 이 시발점인 지방자치의회를 폐지한 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후퇴다”면서 “오는 22일 열리는 전국시군구의장협의회에서 구체적인 대응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선순 동구의회 의장은 “오랜 독재정치에 눌려 있다가 20여년전 민주화 항쟁의 결과로 부활된 민주정치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기초지방자치를 없앤다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기치로 내건 지방자치제도의 도입취지를 훼손하는 일이며, 지방의 현실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주민의 생활현장에서 주민들과 직접 대면해 소통하고, 여론을 수렴하고, 민의를 모아 주민의 뜻을 행정에 반영하는 가교역할을 하는 기초의회를 없앤다는 것은 진정한 지방자치를 염원하는 주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처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점기 남구의회 의장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초석인 지방자치의회를 없애는 것은 지방자치를 뿌리뽑으려는 잘못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황현택 서구의회 의장은 “지방자치 역량강화를 위해 기초의회가 힘을 모아 잘 만들어왔는데 중앙정부에서 일반적으로 기초의회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대단히 잘못됐다”고 토로했다.

심재섭 북구의회 의장은 “대도시 주민들의 참정권을 축소시키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원리에도 반한다”며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 침해와 동시에 주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은 또다시 구시대의 중앙집권적 행태로 회귀하려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고 전했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