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구한다는 마음으로 나섰다” 광주서부서 노상윤 순경, 부임 첫날 신속한 응급조치로 70대 목숨 구해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

2014년 12월 16일(화) 19:35

광주서부경찰서 신임 경찰관이 저혈당 쇼크로 쓰러진 시민을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노상윤(27) 순경은 지난 12일 순경으로 임용돼 15일 첫 근무지인 금호지구대로 배치됐다.

금호지구대에 도착해 멘토선배와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주요도로와 시설물 등을 익히고 있던 중 치매할아버지가 버스정류장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게 됐다.

즉시 현장으로 출동해 상태를 확인한 결과 곽모(79)씨가 단순 치매증상으로 보기에는 팔 다리 등 온몸이 심하게 축 늘어져 있었다. 평소 저혈당 증세를 보이던 곽씨가 스스로 사탕·초콜릿 등 당질식품을 섭취하지 못해 저혈당 쇼크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

다급한 마음에 119구급차량 출동요청을 한 후, 급박한 상황에서도 차분히 경찰학교에서 배워온 응급조치요령을 되살렸다.

맥박을 확인하고 편안한 상태로 몸을 누여 입 주변의 거품을 제거하는 등 호흡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노 순경은 “어르신의 상태를 확인한 순간 얼마 전 비슷한 증상으로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났다”며 “급히 아버지를 구한다는 심정으로 응급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구급차량도 신속히 도착해 가까운 응급실로 바로 후송했다.

이후 연락을 받은 아들은 “가끔 잠드신 중에도 저혈당 증세를 보이시는 분으로 귀가가 늦어 걱정이 많았는데, 경찰의 신속한 조치로 무사해 다행이다”며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처럼 노 순경은 부임지 배치 첫날부터 신임경찰관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신속한 판단과 조치로 소중한 생명을 구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노 순경은 “현장 도착부터 병원 후송까지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모르겠다”며 “부임 첫 날 경찰임무의 최고가치인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일을 하게 돼 뿌듯하고, 무엇보다도 돌아가신 아버지를 구해드린 듯한 보람을 느꼈다”고 감회를 내비쳤다.

이어 “앞으로도 주민에게 책임을 다해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근무하겠다”고 덧붙였다.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