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혁신도시 가로등 빨리 설치해야

2014년 12월 16일(화) 20:35

최소한의 기반시설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 접근도로에서 인도가 한쪽에만 있는 도로를 걷던 40대 한국전력 직원이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한국전력이 들어선 혁신도시지만 정작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사고 지점 가로등은 작동하지 않았다.

15일 나주경찰서에 따르면 11일 나주시 금천면 고동사거리에서 석전교차로 방향 빛가람대로에서 한전 직원 윤모 씨(46)가 정모 씨(48)가 몰던 쏘나타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윤 씨가 숨진 사고 지점 주변에는 가로등이 있었지만 단 한 개도 작동되지 않았다. 사고 지점은 빛가람 혁신도시에서 2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인도가 도로 한쪽 방향에만 설치돼 있다. 정 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로등이 꺼져 있어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빛가람 혁신도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전남개발공사 광주도시공사가 건설했고 기관별로 가로등을 관리하고 있다. 나주시는 3개 공사로부터 빛가람 혁신도시 가로등 등 기반시설을 인수받고 있지만 절차상 문제로 지연되며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총 사업비만 1480여억원이 투입돼 왕복 4차선으로 신설됐지만 가로등은 전체 5.39㎞ 구간 중 39.9%인 1.9㎞에만 설치돼 있다. 당시 나주시는 원도심과 혁신도시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인 만큼 전체구간에 가로등이 설치될 수 있게 설계에 반영해줄 것을 전남도에 요청했지만 예산부족으로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빛가람 혁신도시 16개 이전 기관 노조 협의체는 올 초부터 혁신도시 가로등이 작동하지 않고 도로와 교통편도 부족하다며 생활기반시설을 서둘러 마련해 달라고 전남도와 나주시, 광주시에 건의했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

현행 규정상 가로등 설치는 도시지역과 교량은 의무화 돼 있는 반면 농촌지역 구간 도로는 의무 설치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11일 밤 보행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점도 농촌지역 구간으로 추가 인명사고예방 등을 위해서는 가로등 추가 설치가 시급하다. 광주·전남 발전의 초석이 될 혁신도시 생활이 불편하고 위험하다면 활성화되기 어렵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시급한 현안을 점검해 빨리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