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당 GNP 3만불 시대를 넘어서기 위한 패러다임 전환 유영태 |
| 2014년 12월 17일(수) 19: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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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세계 경기가 어렵다고 한다.
세계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우리나라도 수출이 둔화돼 많은 경제인들이 사업하기가 어렵다는 깊은 한숨 소리가 온 나라에 가득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대기업들은 영업이익에 대한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면서 연말이면 인센티브 잔치를 하고 있다. 결국 기업하기 어렵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는 사람들은 대개 중소기업인들이고,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들에게는 현실감 없는 말에 불과하다.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은 ‘우리나라가 잘 사는 나라라는 것’을 실감하면서 ‘그들만의 잔치’를 만끽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는 한 순간도 “이만하면 살만하다”, “정말 경기가 잘 풀리고 있다”고 체감했던 시절은 없었던 것 같다.
1960년 말 우리나라 경제는 1인당 GNP 87달러, 외환보유고 2천300만 달러, 수출 3천300만 달러, 수입 3억4천400만 달러로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아주 심각한 상태였다. 이 어려운 시기를 벗어나서 잘 살아보자는 국민적 합의에 따라 안 먹고, 사고 싶은 것 참으면서 근면하고 검소하게 살아 어려운 난국을 이겨냈다. 다른 나라 사람보다 더 많은 시간 일을 했고, 힘든 일도 마다 하지 않고 서로 앞 다퉈 일을 했다. 이렇게 해서 1인당 소득이 2만불 시대에 도달했다.
그런데 문제는 2만불 시대에 도달한 후 계속 성장하지 못하고 10년간 정체 되어있다. 우리와 같은 시기에 2만불 시대에 도달 했던 싱카폴, 대만은 3만 불을 달성 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2만불 시대에 발목 잡혀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2만불까지는 노동시간을 담보로 하고 근면절약하면 가능했다. 하지만 3만불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근검절약과 노동시간의 증가로만은 어렵다는 역설이 여기에 숨어 있다. 신기술 개발과 창의적 생각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세상에 내 놓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이다. 높은 노동 강도보다 고부가가치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시스템구축이 필요하다. 고부가가치 제품은 시장에서 필요한 유일한 제품이다. 유일한 제품의 핵심은 차별화이다.
세계 제일의, 최고의 제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서 유일한 것을 의미한다. 대기업이나 선진국에서 세상에 내놓은 제품들이 세계 최고의 제품이라면, 창의적인 발상으로 세계 최초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차별화이다.
차별화의 선제조건으로 철저하게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을 시장에 내 놓았을 때 부가 창출된다. 이는 끊임없는 자기혁신과 시장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시스템적으로 시장구조가 변화하지 않으면 3만불 시대는 불가능 하다는 이야기다.
부국이 되기란 매우 어렵고 그것을 유지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때문에 현재 1인당 2만불 시대에 너무 오랫동안 머물러 있는 우리의 현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구조로 바꿔야 한다.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구조로 만드는 첫 번째 조건은 중소기업의 국제경쟁력이다. 중소기업의 국제경쟁력이 대기업과 연계되면서 국가경쟁력의 성장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국제경쟁력은 신기술개발능력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지역 중소기업들의 기술개발에 관한 여력이 녹록지가 않다. 인력도 인력이지만 대기업에 납품하는 수직계열화 된 구조에서 매년 납품가격 인하로 기술개발 할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적정 수준의 이익을 보장해주고 시설투자와 기술개발이 가능하도록 성과를 공유하고 나누는 국가적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근검절약을 기본으로 하고 기술개발 지원에 대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창의적 생각이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 구축이 이뤄진다면 우리도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선결돼야 할 문제가 노동자·회사·민간인은 물론 공무원 모두가 공동체 의식을 갖는 사회대통합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