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 ‘주민참여예산 100억’ 실현성 의문 기존 편성 예산 ‘자문’ 넘어 편성 권한 부여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
| 2014년 12월 18일(목) 19:27 |
윤장현 광주시장이 ‘주민참여예산제’를 실제 주민들이 예산 편성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바꾸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실현 가능성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자문기능에 그쳤던 주민참여예산제에 예산 편성 권한을 주겠다는 것인데, 주민 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데다 시의회 영역을 침범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1년부터 시민참여예산제를 시행, 현재 위촉직 71명, 당연직 9명 등 80명의 시민참여예산위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시민참여예산위원들은 8개 분과위원회로 나뉘어 편성된 예산을 논의하고 평가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주민들이 예산을 요청하더라도 예산 결정 권한은 광주시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지난 10월 자치구 순방으로 서구청을 찾은 윤장현 시장은 “가능한 주민참여예산제를 이미 짜여진 예산을 주민들이 평가만 하는 것이 아니라 100억원 이상의 예산에 대해 주민이 선정한 사업을 각 구청장이 선별 집행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윤 시장의 발언은 형식적 운영에 그치고 있는 주민참여예산제를 주민들이 간접적으로 예산 편성의 결정권을 갖는 쪽으로 개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미 시가 짠 예산을 허가하는’ 기존의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것이다.
이에 광주시는 내년 2월부터 준비기간에 들어가 3-4월께 주민제안사업공모를 통해 사업제안을 받아 주민참여예산제 분과위원회 심의와 부서 검토 등을 거쳐 100억여원 규모의 주민참여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그리고 내년 11월 예산안에 편성해 의회 심의를 거쳐 2016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돼 오던 주민참여예산제의 범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것이다. 상당히 재정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시민들이 예산 편성권을 가질 수 있게 되면서 주민 간 갈등이나 제도를 악용하는 이해집단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더군다나 재정자립도가 열악하다보니 투자 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에 100억원의 예산이 실현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시민 예산이 편성되더라도 시의회의 협조 없이는 지속적으로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그러나 시는 시민의 일에는 시와 시의원이 따로 없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주민참여예산제의 권한이 확대되는 것은 시의회와 사전에 조율하고 결정하기 전 논의하는 방법으로 합의점을 찾아볼 계획”이라며 “시의회 등과 잘 논의해서 추진하면 운영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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