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한파에 기부도 ‘꽁꽁’ 법정 모금·배분기관 전년대비 모금액 급감 경기 악화로 사회복지시설 후원품도 줄어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4년 12월 18일(목) 20:25

얼어붙은 온도탑 녹여주세요 강추위 만큼이나 광주·전남지역 사랑의 온도탑도 꽁꽁 얼어붙어 온정의 손길이 절실하다. 18일 오후 동구 금남로 문화전당 앞에 설치된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2015 희망 나눔 캠페인’ 사랑의 행복 온도탑이 전국 평균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경제불황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경제적 약자인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특히 서민과 기업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져 나눔의 여력이 없어지면서 지원을 받지 못한 불우이웃들은 힘든 겨울나기를 해야 할 처지다.

18일 법정 모금·배분기관 광주·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73일간 ‘작은 나눔, 사랑의 시작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희망2015나눔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광주는 9일 기준 4억1천887만630원, 전남은 5억3천180만원을 모금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광주 4억4천133만4천507원, 전남 5억6천680만원)대비 각각 2천246만3천977원, 3천500만원 적은 수치를 모금했다.

올해 광주지역 모금현황을 살펴보면 법인기부 비율(61.3%)이 지난해(36.2%)에 비해 유달리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서민들의 가계 사정이 날로 힘들어져 기부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남은 이 기간동안 법인이 1억9천981만7천281원, 개인이 1억190만9천670원을 기부했다.

동절기를 맞아 각 자치구별로 모으는 불우이웃성금도 예전만 못한 실정이다. 광주시 동구는 지난해 11월1일부터 지난 9일까지 성금 820만원이 모여 41세대에게 지원을 해줬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동안 성금 400만원이 모여 20세대에게 지원을 해줘 거의 절반 수준 밖에 미치지 못했다.

남구는 11월부터 지난 9일까지 7천만원을 모아 전년 동기간대비 4천만원이 더 모금됐다. 이는 희망주택 지원이 늘어난 게 요인이라고 구관계자는 밝혔다.

북구 또한 지난해 11월1일부터 12월9일까지 3천만원 가량 성금이 모아졌으며 올해 같은 기간에는 2천만원의 성금이 모아져 약 1천만원 가량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시설에도 좀처럼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 열기가 살아나지 않아 고민이다. 남구에 있는 한 복지관은 예전에 쏟아졌던 정기적인 후원도 줄어들 뿐만 아니라 동절기를 맞아 더욱 온정의 손길이 급감하고 있어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서구의 한 복지시설도 경제불황으로 인해 후원물품 지원 소식이 끊긴 지 오래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 사회복지시설 관계자는 “연말이면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이 각박한 세상을 밝히는 등불역할을 해왔는데, 지속적인 경제 불황으로 온정의 손길이 줄어들고 있어 씁쓸하다”며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는 선조들의 정을 현대인들도 나눴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