童心으로 물들인 아파트 담장 광주 북구 대현어린이집 미술 작품 전시회 길거리 낙엽·요구르트 병 등 재활용품 활용 지난 2006년 12월 첫 선…올해 9회째 맞아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2014년 12월 21일(일) 19:14

광주시 북구 용봉동 대현어린이집 아이들이 인근 아파트 담장에 여러 가지 미술품 수십여점을 전시해 놓고 있다.

“고사리 손으로 만든 아이들의 작품이 우리 동네 길거리의 작은 문화로 남았으면 합니다.”

광주시 한 아파트 담벼락에 어린이들의 동심이 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북구 용봉동 대현어린이집 아이들이 인근 아파트 담장에 여러 가지 미술품들을 수십여점 전시해 놨기 때문이다.

21일 북구 용봉동 한 아파트 담장. 100m 가량 되는 이 길거리에 대현어린이집 아이들이 만든 작품 수십여점이 걸려있다. 아이들은 길거리에 있는 낙엽으로 곤충과 사람을 만들고 요구르트 병 등으로 외계인을 만드는 등 재활용품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었다.

또한 이번 전시회에는 어린이집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참여했다. 학부모들은 각각 아이들에게 편지를 써 ‘사랑의 편지’ 코너에 담아냈다.

이처럼 대현어린이집은 지난 2006년 12월에 첫 전시회를 연 뒤 매년 12월에 작품을 내걸어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길거리에 걸린 작품이기 때문에 작품을 찢거나 불로 태우는 등 행인들의 훼손이 이어진 것이다. 때문에 이번에는 ‘아이들의 소중한 작품입니다. 작품이 훼손됐을 경우 아이들의 실망감이 크다’는 안내문을 붙였다. 하지만 9회째를 맞은 전시회인 만큼 최근에는 주민들의 호응이 좋아졌다.

주민 현모(53·여)씨는 “장을 보러가기 위해 우연히 어린이들의 작품을 발견하고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며 “어린아이들이 만든 작품을 보고 있으면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정영미 원장은 “어린이집 교육과정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글 또는 그림으로 표현했다. 매년 실시하는 대현어린이집 작품 전시회가 용봉동의 하나의 작은 문화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주민들이 길을 걷다 자연스레 감상하며 잔잔한 미소를 머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이번 전시회는 내년 1월5일까지 열릴 예정이다./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