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등산 타잔’ 박흥숙 34년만에 진혼제 연다 오늘 오월어머니집서 의혹·진상 ‘재조명’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
| 2014년 12월 22일(월) 20:29 |
22일 5·18구속부상자회에 따르면 23일 남구 양림동 오월어머니집에서 1980년 12월24일 사형당한 박씨와 앞서 희생된 철거반원들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제를 개최한다.
이번 진혼제는 박씨와 3개월가량 같은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한 5·18구속부상자회 회원 조봉훈(62)씨의 제안으로 추진됐다.
또한 사건 발생 2달 후 기존 언론보도 확인과 사건 현장 탐방, 피해주민 면담 및 녹취 등 취재에 착수해 잡지 ‘월간 대화’(1977년 8월호)에 ‘무등산 타잔 박흥숙 사건’ 르포를 집필한 김상집 5·18민주유공자공법단체추진위원장이 풀리지 않은 의혹과 의미를 재조명한다.
한편, 당시 박씨는 1977년 4월20일 무등산 덕산골 중턱에 자리한 무허가 집이 철거되던 중 동구청 소속의 철거반원 7명 중 4명을 살해했다.
원래 덕산골에는 20여채의 무허가 건물이 있었으나 구청의 강제철거로 인해 4채만 남은 상황이었다.
그때 박씨 가족도 몇 차례의 계고장을 받았고, 예정된 날 철거반이 들이닥치자 가재도구를 꺼내며 철거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시 집을 짓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철거반원들이 철거 후 불을 지르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박 씨의 어머니가 집 안에 숨겨둔 재산 30만원을 찾기 위해 불 속으로 뛰어 들어가려 했으나 철거반원이 밀쳐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이다.
이어 거동이 불편한 동네 할아버지 집이 철거되면서 동시에 불길이 치솟은 것으로 전해진다.
눈앞에 펼쳐진 비극적 상황에 침묵하던 박씨가 이성을 잃은 것은 오갈 데 없는 환자들의 집에서 불길이 일면서부터다.
박씨는 철거반원들을 “이대로 나둬서는 안 된다”며 공부방으로 만들려 했던 땅 구덩이에 철거반원들을 몰아넣었다.
7명의 철거반원 중 2명이 달아난 뒤 5명만 남은 상황이었다. 5명 중 4명이 죽고 1명은 중상을 입었다. 정신을 차린 박씨는 바로 현장을 빠져나갔지만, 이틀 뒤 자수했고 3년 복역 후 사형됐다.
이에 당시 각계에서는 아무런 대책 없이 강제철거를 밀어붙인 국가폭력에 맞선 박씨를 구명하려는 운동이 확산됐다.
사건이 일어난 이듬해인 1978년 2월 지역인사들이 모여 ‘박흥숙 구명을 위한 회’를 꾸렸다. 박근혜 대통령도 당시 구명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씨는 사형 당했고 ‘무등산 타잔’이라는 별칭으로 남았다./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