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교 위는 왜 제설작업 안 하나 꽁꽁 얼었지만 흙·염화칼슘 등 제설용품 전무 등하교 학생·노인 등 육교 이용자들 위험천만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2014년 12월 22일(월) 20:43

육교통행 조마조마 광주와 전남지역에 많은 눈이 내린 가운데 22일 광주의 한 육교에서 시민이 아이를 안고 아슬아슬하게 내려오고 있다.

“눈이 많이 오는 날이면 육교에 쌓인 눈 때문에 위험해서 육교를 이용하지 않고 더 멀리 있는 횡단보도를 이용하고 있는데 불편해 죽겠습니다.”

광주시 도심에 설치된 육교에 쌓인 눈을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제설 작업을 원활히 실시하지 않아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22일 오전 북구 삼각동 한 육교. 이곳은 전날부터 내린 눈이 육교 전체를 덮고 소복이 쌓여있었다. 육교지표면은 사람들이 걸어간 발자국대로 길이 조금 나 있을 뿐 눈은 쌓인 채 그대로 방치된 상태다.

특히 계단은 사람들이 밟고 간 자리가 더욱 단단하게 눈이 굳어 다른 길보다 훨씬 더 미끄럽기 때문에 위험해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 시민은 한손에 어린 아이를 부둥켜안고, 한손은 계단 난간을 부여잡으며 조심스레 한발 한발을 내딛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 내려오는 모습이 아찔했다.

다른 곳에 있는 육교도 마찬가지였다. 한 초등학교 인근에 설치된 육교도 어린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지만 제대로 제설작업이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특히 이 육교들에는 흙이나 염화칼슘과 같은 제설 용품이 전혀 구비가 안돼 있었다.

이처럼 눈이 올 때 마다 낙상의 위험이 육교에 도사리고 있어 제설작업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회사원 김모(26·여)씨는 “집 건너편 인근 버스 정류장에 가기 위해 육교를 매일 이용하는데 눈이 오는 날이면 좀더 걸어가 횡단보도를 이용하고 있다”며 “육교에는 눈이 그대로 쌓여 있는데다 얼어있어 낙상 사고를 당할까봐 아예 이동을 꺼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주민 김모(33)씨는 “우리 같은 젊은 사람들은 그나마 괜찮을 수 있지만 나이 많은 노인들은 정말 위험하다”며 “최근에 차도에는 제설작업이 잘돼서 큰 불편은 없지만 인도나 육교 등을 이용하는 행인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북구 관계자는 “눈이 오는 날이면 차도 제설에 인원과 제설 차량들이 모두 투입되기 때문에 사실상 육교 제설에는 힘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눈이 심하게 오는 날이면 담당직원이 출근하기 전이나 다른 팀의 인원을 빼서라도 주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민센터 직원들도 수시로 육교나 인도 등의 제설 작업을 실시하게 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불편이나 피해를 보지 않도록 앞으로 제설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