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경기시설 활용·비용 절감 ‘경제대회’ 치른다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 하나되어 세계로 <2>‘저비용·고효율’ 친환경 대회로 수영장·다목적체육관·양궁장 등 경기장 신설 최소화 선수촌도 노후 아파트 재건축…도심 재생효과 기대 인천아시안게임 사용 경기물품 임차 재활용 추진도 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

2015년 01월 15일(목) 20:46

오는 7월 열리는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는 경기시설과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최대한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자원을 절약하는 친환경 대회로 치러진다. 사진은 친환경 녹색 건축물로 남양건설이 짓고 있는 남부대 수영장./광주매일신문DB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광주U대회)의 모토는 친환경 대회이다. 다시 말해 대회에 필요한 경기시설과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최대한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자원을 절약하는 친환경적인 방법을 통해 대회비용을 절감하는 이른바 ‘경제대회’로 치르는 것이다.
이는 역대 대회와 차별화될 수 있는 콘셉트로, 기존 경기장 시설을 활용해 개최한다는 점에서 ‘알짜배기’ 대회다. 다른 국제스포츠대회가 대회준비에 따른 경기장 건설, 인프라 구축 등에 수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것과 비교하면 광주U대회가 얼마나 경제적인 대회인지 가늠할 수 있다.

◇FISU 설득 통해 신설 경기장 최소화

광주U대회의 최대 목표는 수익의 극대화이다.

그동안 빛과 그림자가 공존했던 국제스포츠대회의 최대 과제는 빚을 남기지 않는 저비용, 고효율 대회로 치르는 일이었다.

이 때문에 광주U대회는 대회 준비 초기단계부터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경제대회를 표방해왔다. 이는 광주U대회의 모토인 친환경 대회와도 맥을 같이 한다.

그 방법으로 광주U대회는 경기장 신설을 최소화하고 대신에 기존의 경기장을 개·보수해 사용하는 것을 택했다.

U대회 조직위는 단지 대회기간인 12일간 사용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경기장을 짓는 것은 낭비라는 점을 내세워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과 끈질긴 협상을 벌인 끝에 경기장 신설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당초 경기장과 훈련장은 76개소에서 70개소로 조정되고 신설 경기장은 15개소에서 3개소로 줄었다. 대회에 필요한 경기시설 대부분을 신축이 아닌 기존 시설을 사용하는 것은 국제대회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신설 경기장인 수영장과 다목적체육관, 양궁장도 대학 부지 내에 건립해 토지매입비와 사후 운영비 부담을 크게 해소했다.

나머지 67개 경기장과 훈련장은 기존시설을 개·보수해 사용하거나 광주와 전남·북지역의 경기시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합의를 이뤄냈다.

일부 경기장은 개·보수조차 필요없는 지역의 경기장으로 변경해 예산을 아꼈다.

◇신재생 친환경 녹색건축물 인증

광주U대회의 신설 경기장인 수영장과 다목적체육관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건축물로 탄생한다.

광주 남부대에 들어서는 U대회 수영장은 지열시스템을 활용하며 이를 통해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21.8%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광주여대에 짓고 있는 다목적체육관 역시 지열, 태양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도록 설계됐으며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26%를 충당하게 된다.

이들 경기장은 친환경적인 설계를 통해 이미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녹색건축 예비인증도 받았다.

광주U대회는 경기시설 뿐 아니라 대회 운영에서도 저탄소 운동, 저공해 교통수단 이용, 자원 재활용, LED조명 활용 등을 통해 친환경 대회를 실천할 계획이다.

선수와 임원 및 경기 운행요원들의 교통수단은 전기차와 자전거 등 친환경 이동 수단을 이용하고, 대회에 필요한 물품도 친환경 인증품을 사용할 방침이다.

◇세계 최초 재건축 방식 선수촌 조성

광주 서구 화정동에 건설되고 있는 광주U대회 선수촌은 친환경 대회의 집약체이다.

그동안 국제스포츠대회 선수촌은 그린벨트를 해제하거나 신도시를 개발해 짓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었지만 광주U대회는 도심공동화를 감안한 재건축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광주U대회가 4가지 비전으로 내세운 EPIC(친환경, 평화, IT, 문화) 중 하나인 친환경 대회로 치르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으며, 대규모 국제대회 사상 세계 최초의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친환경 기술이 집약된 그린빌리지로서 낙후된 도심을 활성화하고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자원을 최대한 절약한 선수촌 건설은 세계적인 친환경 가치에도 부응하고 있다.

U대회 선수촌은 주경기장 근처에 위치해 있는 30년된 노후 아파트를 최신 시설로 재건축해 대회 기간 선수촌으로 활용하고 대회 종료 후에는 일반인들에게 분양함으로써 도심 재생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U대회 조직위측은 선수촌이 환경, 생태, 도시경관과의 조화 등 친환경 요소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된 만큼 지역사회에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시킴과 동시에 전 세계에 그린시티 광주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경기물품 재활용

광주U대회는 경기시설의 재활용 외에도 경기용 기구나 물품 등의 재활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재활용 대상은 지난해 인천에서 치러졌던 아시안게임이다. 광주U대회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사용됐던 경기물품을 임차해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 친환경 대회를 실현하고 대회비용을 절감한다는 복안이다.

우선 광주U대회 조직위는 지난해 9월말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와 구월아시아드선수촌에 설치됐던 롤스크린(커텐) 3천334세대 분에 대한 재활용 협약을 체결했다.

국제대회 선수촌의 롤스크린은 선수와 임원들의 숙면과 안정을 위해 중요한 기능을 하며 국제대학스포츠연맹은 광주U대회 선수촌에도 롤스크린 설치를 요구해 왔다.

롤스크린을 새로 설치하기 위해선 적잖은 예산이 소요되지만 아시안게임 물품을 임차해 사용하는 방법으로 비용 부담을 덜게 됐다.

협약을 통해 철거는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에서, 운송·설치는 광주U대회 조직위에서 맡아 추진하게 된다.

이같은 자원 재활용의 U대회 조직위 담당자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으며, 조직위는 이를 계기로 국제대회 조직위 간 업무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상호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