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 서대전역 경유 안된다

2015년 01월 19일(월) 20:16

서울에서 아침을 먹고 광주로 가서 간단한 일을 보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 점심을 먹는 일이 현실화 됐다고 좋아한 것이 엊그제 일이다. 3월 호남고속철도의 공식 개통으로 서울에서 광주까지 90여분이면 이동할 수 있어 2004년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돼 영남권이 반나절 생활권에 든 지 10여년 만에 이제 호남권도 반나절 생활권에 들게 됐다고 지역민들이 좋아했었다.

현재 서울 용산에서 광주송정까지 KTX 소요시간은 2시간39분이다.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기존 호남선을 이용하다 보니 KTX 본연의 속도를 내지 못하는 탓이다. 그러나 KTX가 충북 오송에서 신설 노선을 통해 광주로 향할 경우 운행시간이 기존보다 66분이나 단축돼 서울-광주송정 구간을 1시간33분만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되면 레저, 여행, 문화는 물론 직장 등 생활문화에도 큰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호남고속철(KTX) 서대전역 경유가 결정되면서 90분의 꿈이 깨지고 말았다. KTX(상행선 기준) 이용객 상당수가 서울 용산역까지 가는 상황에서 서대전역을 경유하면 ‘고속철’이 ‘저속철’로 전락하고 만다. 대전시민은 서대전역이 아니더라도 대전역에서 KTX를 타고 서울행이 충분한데 이런 결정을 한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

지역민들은 기본계획에 따라 서대전역을 경유하지 않고 공주역에서 오송역으로 직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KTX가 서대전역을 경유하면 목포에서 서울 용산역까지 2시간51분 가량 걸리고 서대전역을 거치지 않으면 2시간6분 가량 소요된다. 무늬만 고속철을 이용하는 셈이다.

광주시민 역시 송정역에서 용산역까지 45분가량이 더 소요된다. 광주시는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한다. 2013년 기준 광주역에서 서대전까지 이용객은 122명인 반면, 광주역에서 용산역까지 이용객은 1천166명에 달했다. 송정역 탑승 기준으로 서대전역 이용객은 용산역 이용객의 10% 수준인 셈이다.

광주와 대전을 왕래하는 KTX 이용객도 있겠지만, 호남고속철을 이용하는 대부분은 수도권과 호남에 거주하고 있다. 호남고속철 건설 취지에 맞도록 운행돼야 한다.

고속철도가 개통이 되면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보다 빠르게 서울에서 광주, 광주에서 서울을 오갈 수 있다는 꿈에 부풀었던 호남인의 열망을 국토부는 저버리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