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연구원 통합 늦더라도 충분히 논의해야

2015년 01월 21일(수) 19:50

지난해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던 광주발전연구원과 전남발전연구원 통합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전남도의회가 양 연구원 통합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관련 조례안 처리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지난 16일 광주·전남 발전연구원 통합 관련 조례를 도의회에 제출했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28일 개원하는 제292회 임시회에서 관련 조례를 심의해야 하지만 도의회는 당분간 관련 조례를 상정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광주발전연구원과 전남발전연구원의 통합이 과연 적절한지 검증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전남도의회는 다음달 초 광주시의회와 공동으로, 현재 분리 움직임이 일고 있는 대구경북발전연구원을 방문해 검증작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통합 연구원인 대구경북연구원은 오히려 분리하려 하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이 왜 분리를 하는지 상황을 따져보는 것은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전남도의회가 경북도의회를 방문하고 토론회를 갖는 등 내부 논의와 검증과정을 충분히 가진 뒤 의회 차원의 입장을 결정하겠다는 것은 일견 납득이 간다.

그러나 통합에 필요한 조례 결정을 미루는 것이 사전 협의 없이 전남지사가 일방적으로 발전연구원 통합을 추진하는데 대한 이의 제기라면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이 건은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낙연 전남지사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하려던 광주·전남 상생발전 과제가 첫 단추이기 때문에 지켜보는 눈이 많다.

양 연구원의 통합은 당초 예정했던 지난해 연말 시한을 넘겼다. 이낙연 지사와 윤장현 시장이 6·4지방선거 당시 합의한 7대 공동발전과제 중 하나로 연구원 통합을 선정했었고, 지난해 8월부터 구체적인 실무 협의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정치력 부재다.

광주·전남 양 수장이 합의한 사항이라 할지라도 2007년 두 기관이 분리할 때 내세운 두 지자체의 발전 방향이 다르다는 명분 또한 다시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광주·전남 상생을 위해 먼저 두 기관을 합쳐 미래를 공동으로 연구하자는 취지를 살리려면 정치적 상황에 따라 분리와 통합을 반복하지 않도록 충분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

광주·전남의 상생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더디더라도 내용을 채우는 일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