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의 횡포, 특별한 것 아니다 김현철 |
| 2015년 01월 21일(수) 19: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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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천에서 생명이 위독한 네 살배기 아이를 후송 중이던 구급차와 앞 차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누구의 과실여부를 떠나서 응급 후송이 급선무임에도 불구하고 앞차 운전자는 당장 사고수습을 하고 가라며 실랑이를 벌이는 바람에 애꿎은 도로에서 10분가량 허비하고 말았다.
아이에게 심폐소생술까지 하고 있는 촌각을 다투는 급박한 상황인데 말이다.
더욱 이해가 안 된 부분은 아이의 위급함을 충분히 전달했음에도 태연하게 사고현장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가 하면, 차량을 이동하지 않은 채 억지로 구급차를 막아섰다는 것이다. 황당한 수준을 넘어 엄청난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눈앞에서 아이의 생사가 달린 상황을 인식했음에도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는지 너무나 잔인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우리 사회가 개인 이기주의와 상호 간 불신감으로 만연해 가더라도 최소한의 배려마저 무시한 매우 안타까운 모습이 아닌가 싶다.
환아는 다행히 생명은 건졌지만, 조금만 지체했으면 자칫 정말 위험한 상황이 찾아왔을지 모른다. 소중한 생명을 최우선시하는 사회적 풍토가 아쉬울 뿐이다.
아울러 구급차 등 긴급차량에 대한 양보 의무를 지키지 않아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해도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른 과태료는 ‘20만원 이하’가 고작이라는 사실에 씁쓸한 마음이 든다.
유럽에서는 구급차 등 긴급 차량에 진로를 양보하지 않으면 최고 300만원이 넘게 벌금을 내는 곳도 있으며 미국의 일부 주는 중앙분리대가 있는 도로의 반대편에 있는 차량도 구급차가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 옆 끝으로 붙어 서 있어야 한다.
우리는 누가 보아도 솜방망이 처벌로 관련 법 개정을 통해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재벌, 직장상사 등 수직상하관계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들이 대두되면서 가장 큰 화두로 화제가 되고 있는 갑질 논란, 어린 아이의 위급한 상황에 최소한의 배려마저 저버린 그 운전자 또한 갑의 횡포가 아닌지 조심스레 의문을 던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