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회의 소속 문인 45명 팽목항 찾는다 글로써 참사의 증거를 남기고, 흩어지는 기억을 사회적 기억으로 23-24일 안산·진도 분향소 방문 진상 규명 촉구·고인들의 넋 기려 박희중 기자 ehsql01@kjdaily.com.

2015년 01월 22일(목) 19:04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도 벌써 9개월여가 지났다. 사람들은 “잊지 않겠다”고 했지만 시간의 흐름속에 조금씩 관심과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다. ‘기억하라, 그리고 기록하라’는 주제로 한국작가회의 소속 문인 45명이 23일 그날의 현장 팽목항을 찾아 그들의 넋을 기리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한다. 사진은 팽목항에 휘날리는 노란리본들. /광주매일신문 DB

시인·소설가 등 문인 45명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진도군 팽목항에 가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한편, 고인들의 넋을 기린다.

세월호 참사를 조명한 ‘눈먼 자들의 국가’를 펴낸 출판사 문학동네와 함께 김훈·김애란 등 일부 작가들이 지난해 10월 팽목항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문인단체에서 수십명이 팽목항에 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한국작가회의(이하 작가회의)에 따르면 시인인 정희성·조혜영·김성규·박철, 소설가 윤정모·이시백, 평론가 서영인 등 문인 45명이 오는 23-24일 1박2일 일정으로 팽목항을 방문할 예정이다.

소설가인 이시백 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위원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세월호 사건이 점점 잊히는 게 유족들에게는 가장 큰 슬픔일 것”이라며 “작가들이 할 일은 그런 슬픈 일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이다. 그래서 이번 답사의 주제도 ‘기억하고 기록하다’로 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들은 23일 오전 경기도 안산 분향소에 들려 참배하고 나서 유족을 면담한 후 이날 진도에 도착해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간담회에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작가회의의 방향성 논의, 지지부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세월호 1주기 문화제, 추모문집 발간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될 방침이다.

이어 24일에는 현지에서 유족을 면담한 뒤 ‘시 낭독회’를 연다. 참가 시인들은 세월호와 관련한 자작시를 낭독할 계획이다.

팽목항 방문 예정인 작가회의 소속 작가들은 “아직 9명이 바다에 잠겨 돌아오지 못하고 있지만 정부는 지난해 11월 11일 수색을 중단한 이후 인양계획과 일정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실종자가 하루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선체 인양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작가회의는 그동안 세월호 참사 이후 추모시집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실천문학) 출간, 참사 100일 추모 문예제 ‘네 눈물을 기억하라’와 유족과 함께 하는 동조단식, 4시간 16분 낭독회 등을 통해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유가족을 위로해왔다. /박희중 기자 ehsql01@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