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83%가 친부모로부터 폭력 ●학대받는 아이들…(상)가정내 폭력이 더 심하다 광주 지난해 아동학대 163건…136건이 친부모가 자행 복지부 조사, 35% ‘아동 신체적 체벌이 필요하다’ 응답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의식이 문제” 개선책 절실 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

2015년 01월 26일(월) 20:36

지난 8일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4살 여자아이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치는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어린이집 아동학대가 공분의 대상으로 부각됐다. 이에 전 국민 모두가 아동학대를 없애고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하지만 아동학대는 이미 사회문제로 야기된 지 오래이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매번 개선이 필요하다고 외치지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에 가정과 보육시설 등에서 발생되는 아동학대 실태를 점검해 보고 그 해결책을 찾아본다. /편집자 註


인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아동학대가 전국을 충격에 빠뜨린 같은날 광주에서는 부부싸움을 하던 남편이 생후 50개월의 아이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결과 남편 김모(34)씨는 3일 전에도 자신의 아이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예방접종을 받던 아이가 칭얼댄다는 것이 이유였다.

김씨는 아이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죽여버리겠다”고 폭언을 퍼붓는 등 지속적으로 학대를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상가상 아이 엄마 역시 지적장애를 앓고 있어 아이는 적절치 못한 양육환경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광주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대부분의 아동학대가 계모나 보육교사 등 ‘타인’에 의해 일어날 거라는 편견과는 달리, 무려 83.43%(136건)가 친부모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 유치원 교사 및 보육교사(2.4%)와 친인척(2.4%)과 이웃(2.4%)에 의한 학대는 2%대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광주에서 아동학대 사례가 163건인 점을 감안하면, 부모의 학대가 136건에 달한다는 결론이다. 발생 건수 역시 2012년(100건), 2013년 (118건)에 비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친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더라도 아동이 숨지거나 신고를 하지 않는 한 노출이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그 수치는 더욱 높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29일부터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특법) 시행과 동시에 신고 건수가 크게 늘었다.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수사기관에서 아동학대범죄의심 신고 접수 및 출동 기능을 공조하게 된데 따른 것이다.

제도 시행 후 지난해말까지 신고접수는 79건으로 전년 동기간(35건)대비 225% 급증했다.

이처럼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지만, 친부모에 의한 아동학대가 압도적으로 많은 현실을 도외시해서는 안된다.

이는 복지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3년 한국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예상과는 달리 부모 등 양육자의 35%는 ‘아동에 대해 신체적 체벌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친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게 된 이유로는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고 체벌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회적 의식에서 비롯돼 문제다.

더욱이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피해아동들의 10명 중 6명은 아동학대신고 후에도 원가정으로 복귀된다는 것이다.

또 아동학대 가해 주체가 누구든 우리 사회는 아동학대에 비교적 무관심 하며, 이번처럼 전 언론이 질타를 하거나 당사자의 아이가 피해자가 되지 않는 이상 별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게 현실이다. 지난해 경북 칠곡에서 계모가 자신의 아들을 학대해 사망한 건만 보더라도 국민적 분노도 극에 달했다가 바로 잊혀진지 오래다.

광주지역 아동시설의 한 관계자는 “부모는 학대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애매한 측면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매가 교육’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아직도 부모가 자식을 때리는 행동은 관대하다”고 문제점을 꼬집었다./최효은 기자 hyoeun@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