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박종철 박사의 별이야기<31>윤동주 시인과 반 고흐의 별 kjdaily.com

2015년 01월 27일(화) 19:42

별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다. 인간과 대자연 및 하늘과의 매개체이기도 하며, 예술가들에게는 정서적으로 혼을 불어 넣는 그 무언가의 표상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하늘의 별을 보는 시간은 거의 없다. 인생의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는 기차를 타고 뭐 할 일이 많다고 그렇게 급행으로 달리는지, 매일 800명의 어르신들에게 무료점심을 제공하고 있는 광주공원교회 K 목사님이 절규하고 있다. 우리가 타고 가는 기차가 방향성도 목적성도 잃은 채로 빨리 빨리 만을 외치고 있단다. 찬공기 가득한 밤하늘 한번 쳐다볼 여유도 없이 말이다.

‘구글 아트 프로젝트’는 사이버 미술관사이트에서 고해상도의 카메라를 통해 유명작가의 작품을 신속하고 다양성을 가진 현대문명의 새로운 기계 시스템으로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곳이다.

뉴욕 현대 미술관, 파리 오르세 미술관 등 세계 각 미술관의 대표 소장품들을 인터넷사이트(www.googleartproject.com)에서 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현재 세계 46개국 262개 미술관의 작품 이미지 4만여 점이 올라와 있다.

이들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미술작품은 무엇일까?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미술 작품은 빈센트 반 고흐(1853-90)의 ‘별이 빛나는 밤’(1889)이다. 반 고흐가 세상을 뜨기 한 해 전 그린 그림으로 밤을 그린 풍경화로 남프랑스에서 발작을 일으켜 스스로 귀를 자른 뒤 주민들에게 추방되다시피 해 정신병원에 입원해 그렸다. 생의 마지막 선에서 그린 그림이다. 한국 사람들도 이 그림을 매우 좋아 한다. 그러나 이 그림보다도 더 과학적인 그림은 ‘론강 너머의 별이 빛나는 밤’이다. 밤에 강물에 비치는 가로등불과 사람들의 외출모습이 대비되는 이 그림에서 나타나는 북두칠성과 주변의 별들은 이것을 그린 시간과 계절과 장소를 정확히 알려주고 있어 실제로 현장을 보고 그렸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사람이 제일 좋아하는 시 ‘서시’에도 별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정말로 윤동주 시인은 천체관측을 한 경험이 있을까? 별에 대한 애착은 서시에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오늘밤에도 바람에 별이 스치운다’에서 보여 주듯이 별을 대자연과 인간과의 중심에서 서 있는 연결 매개체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별헤는 밤’에서는 더더욱 별이 많이 나타난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 합니다./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별에 대한 마지막 격정의 ‘어머니, 어머니’는 별을 통해 향수와 모성애와 고향에 대한 추억으로 가득찬 외마디 외침이요 축약이다. 이렇듯 ‘별헤는 밤’은 민족의 비애와 자기 성찰을 별빛에 담아내어 우리 가슴속에 남아있는 것이다.

이렇듯 별은 우리 마음속에 영원한 기억을 만들어 준다. 전국에는 50여개의 천체관측소가 있다. 이곳에서 별빛을 보고 가슴 설레는 추억을 만들어 주는 부모가 있다. “청소년시절 체험의 기억 속에 부모가 함께하는 일이다” 라고 인식하고 있는 참 학부모이다. 이 간단한 교육의 원리를 모르고 오늘도 ‘빨리 빨리’ 만을 외치며, 방향을 못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녀들과 함께 대자연속으로 별을 찾아 떠나 추억의 아름다움을 가슴속에 지니게 하자.

/이학박사·성암국제수련원장·조선대 지구과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