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 밤바다 전동호 |
| 2015년 01월 29일(목) 1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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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색깔을 아시는지요? 하늘색이 바다색이 됩니다. 흐린 날은 흐리게, 해 맑은 날은 은빛바다가 됩니다. 마음이 흐리면 바다색도 그럴까요? 여수밤바다는 까말까요? 그 하늘색입니다. 소호에서 나와 엑스포광장과 돌산대교 앞 밤바다를 달려보셨는지요?
남쪽 비탈 환히 하고서 장도를 향해 나아갈 듯 예울 마루와 높이 숨어있는 히든 베이, 엠블 호텔의 자태를 보면서요. 거북선호도 있습니다. 누가 하라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노라 하지 않았는데, 천상아래 둘도 없는 내 사랑이 되었네. 해상 따라 작은 돌기 나는 가, 움푹 만이 차려지고, 아담아담 작은 곳간 등불 달아 메고서, 배 띄운 사람들 반기네. 배 띄워라 배 띄워라 배를 띄워라, 선남선녀 한 가득 한 마당 만들어, 둥실 저 둥실 노를 저어라, 어느 작년 그 날 따던 산 중 그 달 좇아가네. 가도 가도 또 달려 내딛어도, 잡힐 듯 잡힐 듯 내 손안 야트막히, 달래시는지 놀리시는지 지체 높다 하시는지, 좀 와 주시면 안 되는지. 흰 해마 띄워 노를 젓고, 큰 바퀴 한마당 만들어 돌고 돌아, 그 달 따러 내 손 저 손 그대 손 내밀어도, 이제 그날 밤 그 자리가 되어가네.
오동도 앞바다에는 국내 최초로 바다를 횡단하는 해상케이블카가 작년 12월 초에 개통되었다. 1.5㎞ 길이에 타워 7개소, 정류장 두 개소 그리고 100여m 높이에서 초당 3m 속도로 너울너울 구름 탄 손오공 체험 20분이라. 잠시 뜨거운 차 한 잔으로 밤바람 야경을 녹여내고 담아오니 돌산공원 반 바퀴에 우뚝 솟은 타워의 큰 위용에 빛이 오른다. 운행하기까지 말도 많았지만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일방통행, 진·출입 좌회전 금지, 유턴차로 확보, 차로조정 등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 그 시끄러움이 요즘 장안의 화제를 만들었다.
서울 큰 애기들에게 제일가고 싶은 곳이 여수밤바다요, 해상케이블카를 타보는 것이 될 정도다. 개통 첫날 홍보도 없이 1천여 명이 몰리더니 주말에 만 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LED 일루미네이션 조형을 더하니 밤바다의 매력이 더해져 간다.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관광객이 몰리면 그 대책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낮 바다 또한 보완이 필요하다. 하늘에서 내려 보니 치부가 다 드러난다. 빈 집에 쓰레기, 잡동사니가 사방이다. 조급하기보다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른 아침 경도리조트 길도 일품이다. 가막만 따라 신월로 동쪽으로 뻗어나고, 구봉산 자락 큰 화학요새 왼 자리하니, 사람 길 따라 적산다화 일렬이고, 활짝 흰산다화도 빼꼼하네. 보라 저 붉은 태양! 천마산 하늘 붉게 하더니, 국동항 출렁이고 금빛 은모래 빛 만들어, 여명을 뚫고 시작하는 오늘이 되네. 앞뒤 자유스럽게 경계를 튼 경도호! 둥둥소리 그 바다 너머 큰 심 써 나가니, 개성아짐 살던 고래 닮은 거울같이 맑고 고운 곳이네. 600년 당산 소나무 여전하고, 파스텔향 기와이고서 아이보리색 옷 길게 차려입고, 야트막 언덕위에 자리하니 지친 길손들도 편히 쉬어가네. 돌산도 오동도 금오도 저 바다 건너두고, 아홉 바퀴 씩 세 풍경 가는 곳 마다 다르니, 작대기 땅파기보다 찰칵 소리 여기저기, 힘들어 하는 도우미 언니도 큰 미소 여전하네.
그 옛날 거북선 소리 드나들던 소호 앞바다 풍경도 있습니다. 밤새 찬 기운을 더하여 한 낮의 온기를 내리더니 내해 속에서 하얀 솜털을 올려 흐트리고 모이기를 반복하게 하네. 그 물안개 피어오르는 해면 위를 물갈퀴 그려내며 비상을 시작하는 작은 오리남매와 큰 날개 위아래 저으며 여유로운 비행을 하는 갈색왜가리 한 마리, 한 공간 작은 우리 나누어 쓰는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바다 아래에 출출한 배를 채워 줄 먹잇감이 있으니, 일자리가 있어야 모여드는 사람들의 이치와 같지 않습니까?
건너편 가로등과 네온사인은 내해 속으로 깊고 넓은 붉은노랑 불 파장 ‘적황야해(赤黃夜海)’를 만들었어요. 중국 관광객들 많이 오시게요. 삶이 살아있는 소호의 사랑길, 등성 길에 밤바다가 있는 이곳이 좋아 보이지 않습니까? 이제 저녁이 있는 바람 부는 변화의 밤바다가 기다려집니다. 오늘 밤은 어떨까요? 예쁠까요. 내일은 더 진해 질 까요? 똑 같을까요. 어느 날 잡아 자산공원에서, 돌산 놀아전망대에서 밤바다 보시고 밤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오동도 해안 옛길을 거닐어 보지 않으시렵니까? 고개 들어 동백꽃 하늘 보고, 내밀어 초록 바다 한번 보시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