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북 경기장 최대한 활용 비용 최소화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 하나되어 세계로 <4>알찬 실용대회 모델로 신설 경기장 3곳으로 줄여·국제규정도 합의 변경 4천683억원 지출 예산에서 무려 3천억 절감 성공 마케팅 권리 100% 확보·선수촌 민자유치로 진행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2015년 02월 05일(목) 20:29

‘소박하지만 정성이 가득한 대회’를 모토로 내세운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 대회는 다양한 분야에서 예산을 절감한 실용대회로 치러진다. 이에 따라 신설 경기장 건립을 3곳으로 압축했고 경기분야 운영인력 정예화, 경기용 기구의 효율적인 확보 등을 통해 3천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줄였다. 사진은 주경기장으로 사용될 광주월드컵경기장./광주매일신문DB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이하 광주U대회)의 또 다른 슬로건은 ‘소박하지만 정성이 가득한 대회’다. 적절한 예산 절감을 통해 실용대회로 치루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광주U대회는 경기 운영 부문에서 최소한의 예산으로 진행된다. 광주U대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분야 운영인력을 최소 정예화하고 경기용 기구의 효율적인 확보 등을 통해 예산을 줄였고 또 마케팅 수익 전액을 확보한데 이어 선수촌 민자 유치 등으로 수천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데 성공했다. 그야말로 실용대회로 치러지게 되는 것이다.
◇분산개최로 신설 경기장 최소화 3천억 절감

광주U대회 조직위원회는 재정 절감을 위해 지난해부터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그 첫 번째로 광주, 전남·북의 기존 체육시설 활용하는 방안을 수립하고 곧바로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과 협상에 들어갔다.

그 결과 신규 경기장 건설은 기존 체육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난 뒤 부족 부분 위주로 진행됐는데 당초 76개소의 경기시설을 70개소로 조정하고 경기장 신설도 15개에서 3개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FISU를 접촉해 끈질긴 설득 끝에 국제규격에 미흡한 경기장만 신설키로 한 것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경기장, 훈련장 등 대회에 필요한 경기시설은 모두 70곳으로 광주 45곳, 전남 21곳, 전북 4곳”이라며 “일단 국제 규격에만 맞으면 기존 경기장을 최대한 활용해 예산낭비를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를 위해 신설되는 경기장은 수영장과 다목적체육관, 양궁장 등 3개로 압축됐다. 당초 4천683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개보수를 통한 기존 경기장 활용으로 투입비용을 1천400여억원까지 파격적으로 줄인 것이다. 아울러 기존 경기장 재활용까지 합치면 최소 3천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절약하게 된 셈이다.

더욱이 경기장 신설을 최소화해 집중하다 보니 공사 진척도 빨리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착공한 수영장은 현재 공정률 80%를 보이고 있고, 다목적체육관 역시 지난 12월 기준 75%의 공정률을 넘어섰다. 양궁장도 상당히 빠른 속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조직위는 신축경기장과 기존경기장 개보수 모두 오는 3월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경기장을 짓게 되면 공정률이 뚝 떨어져 대회가 임박해서야 완공되는 등 부작용도 크지만, 3개 경기장만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안전을 철저히 챙기면서도 공사 진척은 훨씬 빨라지게 된 것이다.

수영장 조감도

여기에 경기장 시설 기준도 FISU와 협상을 통해 국제경기 기준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절감했다. 이를 위해 광주U대회 조직위는 지난 3년간 국제연맹과 20여차례 지속적인 대화를 나누며 입장을 조정했고 결국 국제경기시설의 관중석 및 기능실 등을 임시시설물로 대체 설치하는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축구경기는 주간에만 실시해 라이트설치비를 절감했고 또 결승 경기만 천연잔디구장에서 하는 것으로 결정해 천연잔디 공사비용도 줄였다.

또 배구장, 농구장 등은 5천석 이상의 관중석이 설치돼야 하지만 부족분은 접이식 의자 설치로 대체했고 경기장 마룻바닥 역시 교체가 아니라 매트설치로 대체했다.

여기에 경기장 기능실(선수대기실, 휴게실, 워업장 등)도 몽골텐트를 이용한 임시시설로 대체 가능해 상당한 예산을 절감했다.

체조경기장 조감도

◇마케팅 수익과 선수촌 분양도 눈길

단순히 예산만 절감한 게 아니다. 광주U대회는 마케팅 수익을 통해 저비용 고효율의 효과를 올리는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광주U대회 조직위는 마케팅 권리를 확보하는데 초점을 두고 FISU와 수년간의 논의를 통해 국내외 마케팅 권리를 100%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서 이번 대회의 모든 마케팅 수익금은 전액 조직위 귀속되는데 현재 추산되고 있는 금액은 1천억원 선이다. 국제 스포츠 행사의 경우 국제 마케팅권리는 국제연맹 수익으로 국내 마케팅 권리는 조직위 수익으로 하는 것이 관행인 것과 비교한다면 엄청난 대우인 것이다.

예산 절감의 절정은 민자 유치를 통한 선수촌 건립이었다.

선수촌은 전액 민자를 통해 건립됐는데 30년이 지난 도심 노후아파트를 재건축함으로써 도심지 공동화현상 방지 및 주민 숙원사업 해소 등 도시 개발의 부수적 효과까지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된 이 방식은 기존 노후 단지를 재건축해 선수단 숙소 등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대회가 끝나면 일반 분양을 하게 된다.

이번 광주U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단과 국제기술임원, 운용요원 등은 어림잡아 1만4천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만약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새로운 아파트를 건축했다면 어마어마한 예산이 소요 됐을 게 불을 보듯 뻔했다. 하지만 조직위는 이들 선수단 등이 묵을 숙소 3천726가구 중 2천508가구를 도심의 기존아파트를 재건축해 선수촌으로 활용한 것이다.

광주U대회 조직위원회 김윤석 사무총장은 “광주유니버시아드는 일회성 스포츠대회가 아니라, 광주의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역발전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광주유니버시아드가 우리나라 스포츠 업체에 저비용 실용대회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직위는 신설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도 최근 마련했다.

신설되는 다목적체육관과 수영장은 대학교내 부지에 경기장을 건립했기에 공사 초기부터 사후 운영부담이 거의 없는 상태였고 또 이곳은 오는 2019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주경기장으로 사용해 활용도를 극대화시킬 예정이다. 이밖에도 국내 수영대회 유치와 시민 생활체육시설, 유아·유소년 선수 육성시설 등으로 활용해 시민들에게도 친숙한 장소로 변모하게 된다.

다목적체육관의 경우 문화행사, 박람회 등을 고려, 수익시설 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에 반영했기에 헬스장 등 생활체육 활동이 가능하다. 실제로 다목적체육관은 광주U대회시 배구 및 체조종목의 경기장으로 사용되며, 대회이후 농구 등 구기 종목의 경기장으로도 사용될 전망이다.

이밖에 양궁장은 국내·외 양궁대회를 개최하고 또 평상시에는 양궁 훈련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축구장(2면)을 설치해 지역민에 개방하게 된다. 여기에 지역 양궁선수 육성 시설 및 양궁 체험장, 양궁 동우회 생활체육시설로 기능을 다변화 시켜 보다 시민에게 친숙한 공간으로 탈바꿈 된다./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