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랑·불우이웃 돌아보는 설 되길

2015년 02월 16일(월) 18:54

올 설 명절 대목 경기는 썰렁했다는 것이 상인들이 전언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전통시장은 경기 침체 여파로 장보러 나오는 손님들이 줄면서 예전의 북적거렸던 설 명절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소·돼지고기 등 축산물 시장도 구제역파동 여파에다 연말정산 세금 부담 등 악재가 겹치면서 공급이 줄고 가격이 오른데다 소비가 위축되는 바람에 작년 설보다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다.

지역경기 장기 침체로 중소기업 근로자와 서민들의 설 가계는 더 팍팍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기업들은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지급비율을 줄였고, 체불임금도 최근 5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해 우울한 명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설밑 경제사정이 어렵더라도 상생과 나눔의 미덕만큼은 이어가야 한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밀려 갈수록 설 땅을 잃어가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애용하는 것도 상생의 한 방법이다. 요즘은 전통시장도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곳이 많다. 올해 설 선물이나 차례용품은 서민들의 삶의 터전인 전통시장을 많이 이용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명절이 되면 더 서러운 곳이 무의탁노인·노숙인·결식아동 등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이다. 이들에게도 따뜻한 온정이 전해져 훈훈한 설 명절이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민족적 정서는 설날이 지나야만 진짜 새해가 시작되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 이번 설에도 2천7백만명 정도의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 이동할 것이라고 한다. 가히 민족 대이동이라고 할만하다.

설은 우리 민족의 고유한 명절이다. 그동안 침체되어 가는 경제, 혼란스런 정치, 심해지는 계층간의 갈등, 갈수록 삭막해져만 가는 인심, 급격한 의식의 변화 속에서 우리의 명절도 많이 변했다. 명절의 시간은 가족 공동체와 사회공동체를 새삼 다시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고 가족간의 정을 나누는 훈훈한 설 연휴가 되기 바란다. 차례·세배와 같은 의식을 통해서 가족과 이웃에 대한 귀속의식과 정체성을 강화하는 계가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