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고 깨끗한 동시조합장선거 돼야

2015년 02월 23일(월) 20:21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종 불·탈법 선거가 기승을 부려 조합장 동시선거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 우리지역에서도 광주 17곳, 전남 179곳 등에서 실시된다. 조합장 동시선거는 부정과 불의로 혼탁한 조합장 선거를 바로 잡아 조합원의 사회경제적 위치를 끌어 올리는 데 있다.

그러나 이미 광주에서 고발 2건, 수사의뢰 2건, 경고 1건 등의 위반 사례가 적발됐고, 전남에서는 경찰이 모두 33건, 38명을 수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38명 가운데 4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5명은 내사 종결, 29명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중이다. 유형별로는 금품·향응 제공이 26명으로 가장 많아 현행 조합장선거법이 갖는 문제점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조합장선거는 지난 2000년부터 직선제로 시행됐다. 하지만 5억원을 쓰면 당선되고 4억원을 쓰면 낙선한다는 ‘5당4락’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혼탁했다. 이에 2005년 조합법 개정으로 단위조합장선거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 관리하게 됐고, 2014년 6월에 개별 조합의 선거 관련 법규를 통합한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처음으로 동시 선거를 치르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시대착오적인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수억원을 써도 당선되면 더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데서다. 억대 연봉과 거액의 판공비, 수십억 원의 예산 사용, 직원 인사권 등을 쥐게 되는 권한도 한몫한다. 무엇보다 조합장 출마자들은 선배들의 전철을 밟아 습관적으로 돈으로 표를 사고, 조합원들 역시 돈과 향응에 익숙해져 금권선거를 방임 조장하는 악순환 영향이 크다 하겠다.

하지만 이번 동시조합장선거부터는 이 같은 ‘돈 선거’의 오명에서 벗어나 후보자나 조합원들 모두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러지기를 바란다. 더불어 조합원들의 소중한 한 표가 신뢰받는 조합을 만드는 데 밀알이 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