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범죄,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김현철·광주동부경찰서 정보계

2015년 02월 23일(월) 20:21

최근 경찰청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지난 6년간 발생한 직계 존속과 비속을 대상으로 한 가족범죄는 6천200여건에 이른 가운데 살인, 살인미수, 강간·강제추행 등 강력범죄가 친족 사이에 발생하는 경우는 2년간 무려 20%나 증가했다.

특히, 부모나 형제 등 ‘동거친족’을 살해하거나 살해를 시도하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검거되는 사람이 매년 200명에 달하며 전체 살인사건의 약 5%, 평균 50건이 가족 간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친족 간 강력범죄가 급증한 암울한 현실에 참으로 씁쓸한 마음이 든다.

범행 동기는 경제적 이유로 인한 우발적 범죄가 대부분이지만 가족의 재산이나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인 범행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로 사회적인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경쟁구조 속 성적 지상주의와 물질 만능주의가 우리 사회를 급속도로 뒤덮으면서 가족의 소중함은 점차 잃어가고 이로 인해 가족사랑에 대한 윤리관이 무너지고 있는 건 아닌지 조심스레 원인을 짚어본다.

가정이 담당해야 할 자녀의 인성교육과 부모와의 진정성 있는 대화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가정불화가 급기야 존속, 비속범죄에 대해 무감각해져 서슴없이 행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종영된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는 시청자의 심금을 울렸던 동시에 갈수록 사랑이 메말라가는 대한민국 가족분위기에 던져주는 메시지가 어느 때보다 크다.

미묘한 갈등 속에 부성애를 재조명하며 가족의 사랑과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스토리 속에 우리는 가족 구성원을 행복지수와 사랑의 온도를 높여주는 주인공들이 아닌 마냥 편한 존재로만 간주해 언행을 함부로 일삼지는 않았는지 돌이켜 본다.

지금 이 순간, 하루 중 자신의 가족과 따뜻한 대화의 시간은 얼마나 오가는지 의문을 던져보고 가족의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줄 마음의 여유를 찾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 가장 소중한 존재이기에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가족범죄, 누구의 책임을 돌리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김현철·광주동부경찰서 정보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