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한 승강기 우리 모두의 몫 채희권 |
| 2015년 02월 23일(월)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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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 사고로 40대 여성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파트 거주자라면 수없이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 우리는 일상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등 승강기를 이용한다. 따라서 이러한 사고는 어디서 누구라도 당할 수 있는 끔찍한 사고이다.
이 여성은 1층에서 승강기를 타고 12층에서 내리던 중 승강기가 문이 열린 채 15층으로 올라가면서 통로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전날부터 사고 당일까지 두 차례에 걸친 검사를 마친 뒤 정상 가동한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니 이 사고 역시 승강기 안전관리가 허술해 발생한 인재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행법상 승강기는 승강기관리업체에 의해 한 달에 1회 이상 자체점검을 받도록 하고 있지만 1년에 한번 받는 정기검사에서 합격률은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정기안전검사를 받지 않은 승강기도 4년새 5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합격기준에 미치지 못해 ‘조건부 합격’ 판정을 받은 승강기는 지난 2010년 13만1천922건에서 2013년 25만5천853건으로 3년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1년에 한번 있는 정기검사에서 합격률은 떨어지고, 조건부 합격률이 증가하는 것은 매달 실시하는 자체점검이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안전검사를 받지 않은 승강기의 경우 ‘승강기안전관리법’에 따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운행정지 처분을 내리고는 있지만,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나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승강기의 실제 운행여부를 직접 파악하고 있지는 않은 실정이다.
이런 승강기에 대한 부실한 관리, 감독이 승강기 사고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소방방재청의 ‘승강기 사고·고장 관련 119출동 현황’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승강기 사고로 인해 119 구조대가 출동하는 건수가 지난 2010년 1만4000건에서 2013년 2만 건으로 증가했다.
광주에서도 승강기 갇힘 사고로 인한 광주 지역 소방서의 출동 건수는 2011년 734건, 2013년 678건, 2014년 636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은 낮은 기온으로 인해 설비 고장은 물론 대형쇼핑몰이나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의 이용도 늘어 승강기 사고가 빈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승강기 제어장치는 민감한 전자부품이 많고 기계실이 대부분 건물 옥상에 설치돼 기온 급강하로 인한 고장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승강기 틈새에 눈뭉치나 흙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고 기계실을 영상 5도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시민들 역시 승강기 이용 시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미끄러지는 사고를 예방하려면 핸드레일을 잡고 제자리에 서 있도록 해야 한다. 핸드레일을 잡지 않은 채 걷거나 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또한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에는 디딤판 가장자리에 표시된 황색 안전선 안쪽에 탑승한다. 몸을 기대거나 핸드레일 밖으로 내밀지 말고, 신발이나 옷이 틈새에 끼지 않도록 주의한다. 유아와 애완동물은 안고 타야하며 어린이나 노약자는 보호자의 손을 꼭 잡고 타야 한다.
엘리베이터에서는 출입문과 문틀 사이에 신체의 일부가 끼지 않도록 하고 출입문에 기대거나 충격을 주면 갑자기 문이 열려 추락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정전이나 고장 등으로 승강기가 멈추면 억지로 문을 개방하려하지 말고 인터폰과 119, 유지보수업체 등에 구조를 요청하고 침착하게 기다린다. 신고 시 층 버튼 근처에 표시된 승강기 고유번호를 불러주면 위치가 곧바로 파악돼 더 빨리 출동할 수 있다.
유비무환. 새삼 설명이 필요 없는 말이다. 준비하고 있으면 걱정이 없다. 준비하고 있으면 패배가 없다. 이순신 장군이 23전 23승 이라는 전승신화를 만들어낸 이유가 여러가지 있지만, 그중에 가장 첫 번째에 꼽아야할 게 바로 준비라 할 수 있다.
매년 반복되는 승강기 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동주택과 다중이용시설의 승강기에 대한 보다 철저한 안전 점검과 시민들의 준비된 시민의식 등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