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매곡동 석탑 발원 유물’ 보물 지정 예고 청동 불감·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발원문 등 5건 5점 15세기 불상·불감 특징과 불교신앙 일면 고스란히 간직 박희중 기자 ehsql01@kjdaily.com

2015년 02월 26일(목) 18:43

보물로 지정 예고된 ‘순천 매곡동 석탑 유물’ 중 청동불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 발원문.

국립광주박물관이 소장 중인 ‘순천 매곡동 석탑 발원 유물’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26일 ‘순천 매곡동 석탑 청동 불감 및 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문화재는 지난 2003년 순천시 매곡동에 위치한 석탑의 부재에서 발견된 것으로 ▲청동 불감(佛龕:불상을 안치하는 소형 불전) ▲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금동아미타여래좌상, 금동관음보살좌상, 금동지장보살좌상) ▲불상 속에서 나온 발원문(發願文) 8매 등 총 5건 5점이다.
이 유물들은 석탑의 건립과 관련해 매납된 발원 유물로, 발원문을 통해 정확한 제작연대(1468년)가 밝혀진데다 15세기 불상과 불감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귀중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금동아미타삼존상은 관음과 지장으로 이뤄진 아미타삼존불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앙복련이 맞붙은 대좌의 형태나 각이 진 지장보살상의 두건 표현 등은 조선 전기 15세기적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형식은 1476년 조성된 강진군 무위사 극락전의 목조 아미타삼존불로 이어진다.

이 같은 삼존불은 단정하고 정제된 조각기법을 통해 명상에 잠긴 정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한 수작으로, 조선 초기 불교조각사 연구의 기준작이라는 호평을 받아왔다.

더불어 불감은 임의로 수리돼 완전한 상태는 아니지만, 전각형 불감이라는 형식적인 특징에서 불상의 제작시기와 부합되며, 지붕의 곡선과 구조에서 독특한 특징을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알려졌다.

또 발원문에는 1468년(세조 14)의 제작 연대와 함께 조성 배경 및 승속(僧俗) 280여명의 시주자 명단이 적혀 있어 당시에 행해지던 불사(佛事)의 방식과 당시 사람들이 지녔던 극락왕생의 염원 등 조선 초기 불교신앙의 일면을 잘 보여주는 유물로 역사적 가치가 높다.

이번 ‘순천 매곡동 석탑 발원 유물’은 30일간의 예고기간을 통해 의견 수렴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최종 지정된다.

현재 국립광주박물관 불교문화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이 유물들이 보물로 지정될 경우, 국립광주박물관은 ▲국보 3건 9점(중흥산성쌍사자석등, 화순 대곡리출토 청동유물 일괄, 상지은니묘법연화경 7점) ▲보물 3건 80점(현자총통, 대동여지도 목판, 필암서원 고문서 14책 64매)을 포함해 총 11건 94점의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하게 된다. /박희중 기자 ehsql01@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