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시대적 산물 폐기 다행” vs “가정 울타리 허무는 꼴” 간통죄 62년만에 폐지결정 지역민 반응 엇갈려 사회부 |
| 2015년 02월 26일(목) 19:55 |
특히 갈수록 사생활과 성적 자기결정권이 중요해진 세계적인 성 개방 풍조에 발맞춰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온 게 아니냐는 여론 속에 판결을 놓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6일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간통죄 처벌 규정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날 위헌 의견을 낸 대부분의 재판관들은 “간통죄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결국 헌재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우선시해 개인의 성관계는 국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간의 풀어야 사안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지역민들은 남녀 연령별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성문화에 개방적인 대다수의 젊은이들은 간통죄 폐지에 대한 찬성 입장을 내비쳤다.
광주 한 대학에 다니는 박모(22)군은 “간통죄는 진작 폐지됐어야 할 구시대적인 산물이었다. 성적 자기결정권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데, 우리 법이 이 추세를 못 맞추는 것 같아 아쉬웠는데 지금이라도 다행히 폐지돼 다행이다”고 밝혔다.
회사원 김모(29·여)씨는 “여자들도 성 문화에 대해 많이 개방됐다. 가정의 문제를 국가가 형법의 잣대로 왈가왈부하는 게 마땅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헌재의 결정으로 여자들도 성문화 주체로 당당히 인정받은 느낌이 든다”고 언급했다.
40대 자영업자 서모(45)씨는 “간통 관련해서 민사소송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데, 그동안 형법에서 처벌한 게 문제였다”면서 “세계적인 성 개방 풍조에 맞춰 헌재의 고심어린 결정이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결정을 용납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드높았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모(29)씨는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은 가정으로부터 시작된다. 가정에 충실해야 할 부부가 성적으로 문란하면 신뢰는 금방 깨진다”면서 “최소한의 도리를 지켜야 하는 데 이번 결정으로 인해 부부 사이에 더욱 금이 갈까봐 걱정 된다”고 토로했다.
30대 회사원 장모(여)씨는 “간통죄가 사라지면서 각종 병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남성들의 외도는 급격히 늘어날 것이고 정상적인 부부 생활이 힘들어질 것이다”면서 “아무리 민법 차원에서 조정을 하다고 해도 부족한 점이 많다. 간통죄 폐지로 인한 국가의 법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교사 오모(39) 씨도 “혼인신고를 하면 법적으로 부부가 되니 당사자가 도덕적,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하지만 위헌 결정으로 앞으로 혼인에 대한, 배우자에 대한 책임감이 가벼워질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주부 김모(46)씨는 “헌재 결정은 바람을 피우는 남성들의 입장을 정당화시키면서 가정의 울타리를 급격히 허물게 도와준 꼴이 됐다”면서 “가정 구성원들의 각자 성차원의 의무도 있는 데 이를 어겨도 된다면 누가 가정에 충실하겠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실제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성인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최근 발간한 ‘간통죄에 대한 심층분석’에 따르면 남성 응답자 가운데 결혼 후 간통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36.9%를 기록했다. 또 전체 여성 응답자 중 결혼 후 간통 경험이 있다는 답변도 6.5%로 조사됐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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