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소통 강화로 몸집보다 내실 다진다 ●광주비엔날레 최종 7대 혁신안 들여다보니 조직 역량 키우고 시민사회 협력기구 등 신설 개방형 공모로 민간사무처장 도입해 체질 개선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5년 02월 26일(목) 20:01

정동채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26일 오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혁신안 발표 및 퇴임 기자회견을 열기 전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혁신의 화두는 ‘조직 역량 강화와 재단 독립성’, ‘지역사회와의 소통’으로 요약된다. ‘글로벌’이라는 위상을 거머쥐기 위해 20년을 달려오며 몸집을 키우는 동안 광주비엔날레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 부각된 것이 ‘폐쇄적 조직문화’와 ‘지역 단절’이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점들은 곪을 대로 곪다가 지난해 말 ‘세월오월’이란 홍역 같은 사고로 터졌고, 광주비엔날레 안팎은 혁신이란 문패를 내걸고 재점검에 돌입했다.

26일 발표된 최종 7대 혁신안은 ▲광주의 역사적·문화 예술적 가치를 극대화한 글로벌 비엔날레 ▲조직의 고유 역량 강화를 통한 정체성 실현 ▲이사진 구성의 혁신과 최고 의결기구로서 역할 및 책임 강화 ▲파견 공무원 축소 및 민간 사무처장제 도입 ▲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 효율성 제고 ▲재원 확보와 효율적 유지 관리 체제 구축 ▲재단과 지역의 소통 및 협력 시스템 구축 등이다.

이는 ▲지역 시민사회·미술계와의 소통 부족 ▲모호한 정체성에 대한 논란 ▲폐쇄적이고 불안한 조직 문제 ▲수익기반 열악한 경영시스템 등 그동안 무수히 거론됐던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한 처방전으로 실행될 예정이다.

특히 7대 혁신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민간 사무처장제 도입이다. 그동안 비엔날레 사무처장은 광주시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이 맡아왔지만, 혁신안이 확정되면 개방형 공모로 뽑게 된다.

더불어 조직 전문화와 자율화를 위해 시에서 파견되는 공무원도 대폭 축소되고, 재단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정규직제와 정년제 등이 도입될 전망이다.

또 ‘직원 역량 강화 TFT’도 구성해 올해 초부터 직원들의 재교육 연수방안 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직원 근무평정 방식인 다면평가를 도입해 재단 조직 정비에도 나섰다.

이와 함께 지역 사회와 소통을 위한 시민사회 협력기구인 광주비엔날레 운영위원회(가칭)도 운영된다.

지역 미술계와 소통할 전담팀을 신설해 수시로 미술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을 꾀할 방침이다.

그런가하면 당연직 이사를 축소하고 이사회가 최고 의결기구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이사장과 대표, 이사들이 책임을 지도록 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효율적인 재단 운영을 위해 디자인비엔날레 위탁 사업을 중단하고 경영공시를 통해 재단 운영의 투명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6개월 전부터 혁신안 마련을 위해 혁신위원회를 이끈 정동채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이제 이 혁신안들을 기반으로 해 적극적 실천이 뒤따라야 할 것이고 이를 통해 광주비엔날레는 광주정신을 극대화하면서 변화하는 글로벌 문화지형을 이끌어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대표는 “지난해 말 취임 당시 6개월 만에 정상화시키겠다고 약속한 것은 오는 9월 개관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시너지 효과를 내려고 한 것”이라며 “전당 내 창조원 등의 프로그램이 비엔날레와 상충될 요소가 다분한 만큼 광주비엔날레는 향후 전당 개관과 보조를 맞춰 쇄신과 차별성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