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혁신안 성공하려면

2015년 03월 01일(일) 19:37

광주비엔날레가 ‘민간 사무처장제 도입’ 등 혁신안 발표와 전윤철 전 감사원장을 이사장으로, 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전면 쇄신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26일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지난해 10월부터 정동채 전 대표를 중심으로 혁신위원회를 꾸려 추진한 7대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어 27일 새로운 대표체제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발전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날 비엔날레가 발표한 7대 혁신안은 ▲광주의 역사적·문화 예술적 가치 극대화한 글로벌 비엔날레 ▲조직의 고유 역량 강화를 통한 정체성 실현 ▲이사진 구성의 혁신과 최고 의결기구로서 역할 및 책임 강화 ▲파견 공무원 축소 및 민간 사무처장제 도입 ▲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 효율성 제고 ▲재원 확보와 효율적 유지 관리 체제 구축 ▲재단과 지역의 소통 및 협력 시스템 구축등 이다.

이 같은 혁신안을 토대로 새로운 전윤철 이사장-박양우 대표 체제가 구체적 실행방안을 마련, 연차적으로 실행해 나간다면 광주비엔날레는 오는 9월 개관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함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로 다시 한번 위상을 드높이게 될 것이다.

또 이번 혁신안에서 눈길을 끄는 내용은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전문성을 강화한 대목이다. 창설 20년 동안 몸집은 키웠지만 가장 취약점으로 거론된 점이 바로 ‘폐쇄적 조직문화’와 ‘지역단절’이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들이 쌓이고 쌓여 터진 사건이 지난해 대통령 풍자그림 ‘세월오월’ 전시 논란으로 이어졌고 결국 이용우 대표가 퇴진하는 등 최대의 위기를 불러왔다.

이에 따라 혁신안에는 그동안 시 본청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이 맡은 사무처장을 개방형 공모로 뽑아 민간 전문가가 활동할 수 있도록 영역을 확장했다. 또 지역 사회와 소통을 위한 시민사회 협력기구인 광주비엔날레 운영위원회(가칭)도 운영되며, 전문가 그룹이 선정했던 비엔날레 예술 감독 선정에도 지역 미술계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직원 신규 채용도 특채 조항을 삭제하고 경력경쟁시험을 도입해 전문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제 혁신안을 기반으로 실천할 수 있는 실행전략이 꼼꼼히 마련돼야 한다. 이를 통해 광주정신을 극대화하면서 변화하는 글로벌 문화지형을 제대로 만들어 갈 때 성공적인 비엔날레의 혁신이 이뤄질 것이다. 그동안 공룡처럼 비대해진 광주비엔날레가 내실을 기하고 글로벌 문화흐름을 주도하며 지역문화 창달에도 동력이 되는 혁신안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