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고속철 개통과 광주경제 활성화 대책 박주선 |
| 2015년 03월 01일(일) 1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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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에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된다. 서울에서 KTX를 타면 광주에 1시간33분 만에 도착한다. 지금은 서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광주송정역까지 가는 데 2시간39분 걸리지만, 고속철도로 달리면 1시간33분 만에 도착한다. 기존보다 1시간6분이 단축된다. 기존 호남선이 대전에서 경부선과 갈라졌다면 호남고속철도는 오송역에서 분리돼 광주까지 거의 직선으로 달린다. KTX는 오송을 지나 충남 공주, 전북 익산, 정읍, 광주송정 등 5개 역에 선다. 광주송정에서 나주, 무안공항을 거쳐 목포로 이어지는 구간(2단계)은 앞으로 공사를 진행해 2020년 이후에 개통한다.
잘알다시피 호남고속철도 개통은 남부지방 전체가 반나절 생활권에 들어왔음을 뜻한다. 2004년 경부고속철도가 도입된 지 11년 만이다. 이제 서울에서 아침을 먹고 광주에 가서 간단히 일을 처리한 후 서울로 올라와 점심을 먹을 수 있다. 호남고속철도가 서울과 충청, 호남을 더욱 가깝게 하고 호남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풍부한 먹거리를 활용해 지역 발전의 계기를 만들어 국토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
특히 호남고속철도가 호남 중에서도 광주의 경제지형을 확 바꿔놓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철도는 국가경제의 핏줄이다. 지역민의 바람대로 호남선 KTX가 지역발전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우선 멀다고 생각된 서울과 출퇴근이 가능해진다. 교통에서 소외됐던 호남의 생활전반에 커다란 영향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광주의 호남고속철 대통 이후 대책은 아주 미약하다. 경부고속철 개통이후 나타난 대구나 부산의 사회적 경제적 변화를 보면 향후 호남의 변화도 예측할 수 있는데 구체적인 전략을 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청의 ‘KTX가 지역균형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호남지역에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호남지역의 고용 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전문가도 있다. 잘못하면 광주는 전남과 수도권 및 향후 세종시 사이의 샌드위치 신세로 빨대효과가 타 지역보다 크게 일어날 수도 있다. 특히 광주공항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KTX 경제권 특성화 개발 연구(2014년)에 따르면 일평균 KTX 이용자수는 15만 명으로 10년 전 5만4000명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KTX는 중장거리 지역간 통행의 핵심교통수단으로 부상했다. 수도권-부산간 철도분담률은 38→69%로 급증했고, 항공분담률은 32→15%로 낮아졌다.
먼저 광주는 KTX개통으로 가장 먼저 일어나는 환자들의 수도권 병원 러시에 대한 의료대책이 지난해말에 나왔어야 했다. 실제 KTX가 지방 의료계에 몰고 온 파급효과는 예상보다 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내놓은 ‘지방거주자들의 수도권 의료기관 진료현황’ 자료에 따르면 울산에서 원정진료환자의 비율이 KTX개통이후 관외로 유출된 진료비만 226%나 급증했다.
필자는 호남고속철개통에 따른 각종 부작용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내는 내발적 정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보고 25일 2시 광주시청 회의실에서 ‘호남고속철 개통 대비 광주경제활성화 방안’을 놓고 대토론회를 주최할 예정이다. 이 토론회에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과 연계한 광주 관광 활성화 방안, 중국 관광객 유입 방안, 동구에 아시아문화음식타운 조성, 세계김치타운 조성 등 다양한 경제활성화 대책이 논의될 것이다.
나아가 서남권 물류가 대륙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오는 2017년 완전 개통되는 호남선 광주(목포) 등이 부산과 함께 대륙연결 철도의 양대 축으로 발전할 수 있게 하는 서남권의 연계 체계도 이뤄져야 한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의 물류 시발점이 부산으로 국한돼서는 안된다. 광주에서 호남고속철을 타고 러시아를 경유해 유럽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을 광주시는 끊임없이 타진해야 한다.
늦었지만 광주시와 지역사회는 호남고소철 개통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시급한 대책마련으로 지역 상권을 보호하고 외부유출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연구해야 한다. 달라진 교통 환경은 문화, 관광, 의료는 물론 지역 경제와 주민 생활 전반에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다양하고 창조적인 콘텐츠가 없으면 호남고속철 개통이 수도권으로의 빨대효과만 더욱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 관광 의료 쇼핑 등 분야별 대응전략을 추진하고 개통에 따른 수용태세 확립 및 지역경제 활성화 준비에 본격 착수해야 한다.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될 경우 서울 등 수도권 및 관광객의 방문이 증가하고 물류가 늘어나 산업기반 및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되지만 대구, 부산 등과 같이 KTX 개통 이후 문화·쇼핑·교육·의료 분야에 대한 서비스 충족을 위해 수도권으로 인구가 역유출되는 ‘빨대효과’가 우려되는 만큼 순기능은 증대시키고, 역기능은 최소화하는 특급전략이 세워져야 한다.
문제가 되는 도시 분야, 교통 분야, 문화 관광 분야, 유통쇼핑분야, 의료위생분야 등을 지역전문가들이 철저히 분석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대비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필자는 개통의 파급효과 등 국내·외 사례를 분석하고, 도시공간, 교통체계, 문화관광, 유통쇼핑, 의료 등 분야별로 시민협의체를 통한 실천 전략을 수립해 파생되는 수요의 역외 유출 방지와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