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향기 청태전 브랜드 UP 우리 민족과 함께 유구한 전통 융·복합화 통한 경쟁력 제고 오래둘수록 귀한 세계 명차로 향토자원의 새 소득원 창출 대표 문화상품으로 발돋움 기대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

2015년 03월 02일(월) 20:18

장흥 ‘청태전’은 미생물을 이용하지 않고 자연 발효를 시키는 전통 차다. 찻잎을 쪄 찧은 다음 틀에 넣어 동그란 모양을 만든다. 어느 정도 말린 다음 중앙에 구멍을 내 종이 끈에 꿰어 처마 밑 같은데서 건조시킨 뒤 한지에 싸 항아리에 보관한다./장흥군 제공

‘오래될수록 귀해지는 茶, 마실수록 편안해 지는 茶, 따뜻하게 또는 차갑게 마셔도 좋은 茶’ 장흥 청태전(靑苔錢)은 자연 그대로 발효차다.

녹차를 틀에 박아내서 만든 덩어리차(固形茶)인 떡차의 일종이다. 동전 모양과 비슷해 전차(塼茶) 또는 돈차(錢茶)라고 불렀는데, 발효과정에서 흡사 파래와 비슷한 파란색의 이끼가 낀 것처럼 변한다 해 붙여진 이름으로 추정된다.

▲외형상 둥글고 넓적한 모양, 엽전과 비슷=우리 고유의 전통차로 삼국시대부터 1940년대까지 장흥, 남해안을 중심으로 내려오다 자취를 감췄다. 이후 지난 2006년 장흥군이 제다과정을 검증해 농가에 보급 재현, 새로운 고소득원으로 자리잡아 지역경제에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나아가 세계녹차콘테스트 최고 금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 명차 반열에 당당히 올랐다. ‘천년의 향기를 품고 있다’는 청태전 추출물의 항염증 효능이 구명된 데다 블랜딩 차 제품도 개발되는 고부가 가능성을 확인, 산업화와 보편화를 위한 노력이 빛을 보고 있다.

군은 역사적 전통과 우수성을 바탕으로 생산·가공·체험 등 6차 산업 융·복합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와 브랜드 가치 제고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월드 티(world tea)’로서의 소득 창출은 물론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전통 제다법 명성 세계적 녹차로 자리매김= 청태전은 찻잎을 쪄서 찧는 과정에서 푸른빛을 띠고, 외형상으로 둥글고 넓적한 모양을 갖고 있으며 가운데 구멍이 있어, 엽전과 비슷해 불리우고 있다.

우수 자생차 원료만을 사용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조선 초기의 ‘세종실록지리지’에 기록되는 등 1천200여년의 역사에 전통 제다법 복원의 진정성 등을 갖추고 품질 고급화에 도전, 차별성에서 강점이다.

최고 권위의 국제 대회로 유명 바이어들이 주목하고 있는 세계녹차콘테스트에서 지난 2008년 최고금상 수상에 이어 2011년 금상, 2014년 또 다시 최고금상을 수상, 청태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시발점이 됐다.

일본 시즈오카현 시마다시 오차노사토 박물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외형, 명칭, 포장 등 외관 심사와 차의 향기, 맛 등을 평가하는 품질 심사에서 우수성을 입증 받았다.

또 2013년 슬로푸드국제본부 생명다양성재단 ‘맛의 방주(Ark of Taste)’ 등재, 2014년 ‘프레시디아(Presidia, 맛지킴이두레)’ 선정으로 국제네트워크를 통한 홍보와 마케팅, 다양한 컨설팅 등 충분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맛의 방주는 소멸 위기에 놓인 토종 종자와 음식을 목록화 해 지속적인 유지·확대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슬로푸드국제본부 중점사업이다. 프레시디아는 맛의 방주에 등재된 76개국 1천500종을 효과적으로 지켜나가기 위해 자치단체 등 공동체나 생산자, 전문가를 지원하는 것이다.

▲항염증 효능 입증 블랜딩 제품 개발= 청태전 차문화축제는 조선시대 선비의 찻자리 시연과 축하공연, 그리고 30여개팀이 참여한 맛있게 우리기, 멋있게 꾸미기 경연 등의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지난 2013년 탐진강 수변공원에서 처음 열렸다.

오랜 제다법과 음다법을 이어온 청태전을 명차로 부활시키고 우수성과 이미지를 널리 각인시켰던 자리로 2014년 10월에는 차를 설명하면서 빠뜨릴 수 없는 보림사에서 산사음악회와 함께 치러졌다.

보림사는 구산선문의 종찰로 도의선사가 37년간 당나라에서 선(禪)과 차(茶)를 익혀 귀국하면서 가지고 온 차나무 종자를 심어 굳은차 만드는 방법을 전했다고 한다.

전남도한방산업진흥원 ‘장흥 청태전 산업자원화 클러스터 육성 사업’을 통해 항염증 효능을 입증, 눈길을 끌었다.

농림축산식품부 향토산업 육성사업 일환으로,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장흥군 농업기술센터가 주관해 청태전의 연구개발을 통해 명품화 및 산업화를 목표로 추진된 것이다.

항염증 연구에서는 추출물이 프로스타글란딘 E2(PGE2)의 생성을 억제함을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또한 과일차와 접목한 블랜딩 청태전과 진피, 갈근, 대추 등과 복합한 한방차 등을 개발, 무한 변신이 가능함을 밝혔다.

▲세계 발효차 시장서 귀하신 몸 대접= 오래 둘수록 맛이 나고 향기가 좋은 청태전은 오늘날 중국, 한국, 일본 등의 차문화 및 제다 발달사의 역사적 근간이 되고 있다.

장흥에서는 7개 다원에서 연간 15t의 청태전을 생산해 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소비자 가격은 8개들이 1세트가 5만원. 귀하고 희소성이 있는 차인 만큼 고급스럽게 포장한다.

군은 향토자원의 새로운 소득원 창출 필요성 공유를 위한 지속적 역량 강화와 전문가 양성 등 고부가 가치화를 적극 도모키로 했다.

군 관계자는 “급성장하고 있는 세계 발효차 시장에서 인정받는 명차로 청태전의 활성화와 명품화에 힘을 쏟고 있다”며 “더욱 다양한 연구개발 노력을 기울여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흥의 차문화,청태전의 역사
장흥은 선사시대부터 문물이 풍성했고 서남해안을 끼고 예부터 해상항로가 발달, 중국이나 일본과도 문물교류가 빈번하게 이뤄졌다.
고려시대에는 공예태후가 나자 장흥이라 이름하고 부(付)로 승격시켰으며 그 이후 도호부가 설치됐다. 장흥 일대는 제반 자연적 입지조건이 다전 분포에 적합해 양질의 차가 생산된다. 차 자생지로 가장 많은 자생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차 분포와 재배의 적지로 일찍부터 차산업이 정착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전국 19개소의 다소 중 13개소가 장흥에 존재했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김정호의 ‘대동지지’에도 원래 차의 주산지는 전남이며 장흥 차의 질이 으뜸이라 했다.
보림사 내 ‘보조선사창성탑비(보물 제158호)’에는 헌안왕이 즉위한 지 얼마되지 않아 왕실이 혼란할 때 보조에게 왕실에서 차와 약을 예물로 보냈다는 기록도 있다. 또한 다산(茶山), 완효윤우(玩虎尹佑), 초의(草衣) 등에 의해 떡차의 제다가 이뤄진 곳이다.
장흥의 차에 대해 언급한 자료는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경세유표’ 등과 보림사의 전차(청태전)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이유원의 ‘가오고략과 임하필기’ 등이 있다.
천년 이상 민족과 함께 하면서 전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청태전은 장흥지역과 보림사에서 우리 차문화사에서 가장 기나긴 세월에 걸쳐 전승돼 역사적인 흔적이 뚜렷이 남아있는 전통차이다.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장흥=고병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