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인도 없고 취업도 못하면 목메(매)달?” 전남대 A학과장 2015년 OT서 심한 농담 파문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
| 2015년 03월 02일(월) 20:31 |
2일 전남대 등에 따르면 한 단과대학 소속 8개학과는 지난달 11일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OT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각 과 8명의 학과장들은 돌아가며 신입생들에게 환영의 인사말을 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이과정에서 A학과장의 농담이 학생들의 공분을 샀다. A학과장은 환영사에서 “대학교 4학년을 보내고 졸업할 때 애인이 있으면 동메달, 취업을 하면 은메달, 애인도 있고 취업도 하면 금메달, 애인도 없고 취업도 못하면 목메(매)달이다”고 말했다는 것.
이 말은 최근 바늘구멍 뚫기보다 어렵다는 취업난을 풍자해 인터넷상에서도 ‘애인도 없고 취업도 못하면 곧 죽어야 한다’는 의미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대상이 지난 3년 동안 입시 준비에 시달리며, 청운에 희망을 안고 대학입학의 꿈을 이룬 새내기 학생들이라는 사실이다.
가뜩이나 힘들어진 취업과 늘어가는 청년실업 속에 대학 새내기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는 커녕 ‘애인도 없고 취업도 못하면 죽어야 된다’는 말은 농담이나 조언으로 삼기에는 심했다는 지적이다. 물론 A학과장의 발언을 농담처럼 여긴 학생들도 있지만 일부 학생들을 불쾌한 느낌을 받았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신입생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그것도 학과장이 하는 말로는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이날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학생은 “할말이 없다. 기분이 너무 좋지 않다. 개그로 던진 말이라도 심한 것 같다”며 “사회가 그렇게 힘들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데 이제 새 출발하는 청춘들 앞에서 그렇게 절망적인 이야기를 꼭 했어야 했는지 묻고 싶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학생은 또 “어떠한 말을 한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농담도 농담으로 받아들여지고 그 사람의 위치에 따라 어떠한 농담도 자제할 줄 알아야하는 것이다”며 “공적인 자리에서 그러한 말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A학과장은 “그런 말은 한 것을 사실이지만 열심히 하라고 한 말이었다”며 “대학은 초·중·고를 거친 마지막 학창시절이다. 그래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대학의 낭만도 있으니 데이트(연애)도 열심히 하라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A학과장은 이어 “인생 중에 배우자와 직업, 2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학업과 연애, 2개를 다 성취하면 금메달이라고 말한 것이고 이제 이 두 가지를 못했을 때는 비참하다는 의미였지 ‘못했을 때는 목을 매달아라’는 이런 의미는 아니었다. 비참하니까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말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