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한빛원전, 잦은 말썽 큰 걱정이다

2015년 03월 03일(화) 20:40

한빛원전이 또 말썽이다. 증기발생기 내 이물질을 무려 15년 동안 제거하지 못하고 가동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한빛원전 증기발생기가 잦은 고장으로 수차례 문제를 일으킨 원인이 쇳조각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밝혀낸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 한빛원자력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7일 시작된 한빛 3호기 계획예방정비 기간 증기발생기 내부에서 쇳조각 80여개가 발견됐다고 한다. 이 쇳조각은 증기발생기 내 세관으로 들어가는 이물질을 차단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필터가 부식하면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필터가 파손되면서 나온 쇳조각은 증기발생기로 유입됐고 이 가운데 일부는 증기발생기 내 세관에 달라붙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전 측은 지난 2000년 이물질이 증기발생기에 유입된 사실을 이미 확인했으나 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쇳조각의 규모와 갯수를 정확히 확인하고 제거할 수 없었다고 한다. 15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기술이 개발되면서 증기발생기에 유입된 이물질 제거 작업이 가능해졌다고는 하지만 제거가 가능한 쇳조각은 50여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여전히 제거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하니 걱정이 크다.

15년간 이물질이 유입된 사실을 원전 당국이 숨긴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그동안 한빛원전의 증기발생기는 부식과 균열, 마모에 취약해 잦은 고장의 주범으로 지목됐다는 점에서 이물질 유입이 그 원인 가운데 하나였는데도 그 사실을 숨겼다면 고의성이 강하다고 보여진다.

원자력 발전은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대형 사고 위험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빛원전에는 이런 경고가 잘 먹혀들지 않는다. 사고가 빈발하지만 예방은 물론 대응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실수나 사고 내용을 제때 공개하지 않거나 왜곡 발표해 은폐 의혹까지 자초한다. 안전을 다루는 기관의 태도라고 믿을 수 없다.

지역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영광 한빛원전의 부실은 지역사회의 큰 짐이 아닐 수 없다. 사고 대응의 전 과정을 엄정하게 점검해 대책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원전사고는 갈수록 느는 추세다. 원전사고의 원인은 직원들의 나태와 부주의, 장비 노후, 기술 미숙 등 복합적이다. 한빛원전은 안전하다고 홍보만 할 것이 아니라 신뢰할만한 안전대책을 내놓아야 한다.